8.
시간이 흐른 만큼 깊어지길 바랐던 사이는 시간이 흐른 만큼의 거리가 생겼다.
그 시간을 수놓은 것들은 미움이기도, 믿음이기도 했다.
그것들은 겉으로만 표현될 수 없고, 우러나야만 강해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저절로 생겨난 감정은 저절로 없어지지도 않아서 나를 웃게 하기도, 울게 하기도 했다.
탓할 수 없는 깊이가 있고, 붙잡을 수 없는 거리가 있다.
어디를 바라볼지는 각자의 선택이었으니까, 어디로 향하든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네가 있는 곳과 내가 있는 곳은 바라볼 순 있어도 마주칠 순 없어서, 무작정 떠난다고 해결될 수 없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삶을 살며 그리워하거나, 잊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