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사라진 바람이 어느덧 또 불어와
이토록 날 흔드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잠시 자리를 비운 것뿐이었는지
그 자리에 내가 눈치 없이 다가가고 만 것인지
떠나가는 바람 속에 무심코 나의 바람을 담아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는지
지워진 물음이 어느덧 또 걸어와
이토록 날 괴롭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어떤 의미를 찾고 싶은 것뿐이었는지
그 의미를 내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버리고만 것인지
지워지는 물음에게 무심코 나의 답을 새겨 넣어 찰나를 기대하게 만들었는지
한적한 마음에 들이치는 폭풍우가 아니기를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짙게 내리쬐는 햇살이기를
따뜻한 날들이 따뜻하지 않은 날들을 울리고 그 온기가 모든 곳에 기꺼이 감돌기를
흔들리는 공기를 따라 함께 춤추며 그 위로가 떨림을 온전히 바로잡아주기를
그래 그럴 수는 없었다
애써 받아들인 마음이 그럴 리가 없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