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라본 것들에 비해 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았다

2.

by 십일아


이토록 넓은 세상을 이토록 깊은 마음에 이토록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토록 넓은 세상을 이토록 깊은 마음에 이토록 아픈 상처만으로 되새겼다.

이토록 넓은 세상을 이토록 깊은 마음에 이토록 외로운 말들로만 채워갔다.

...

슬픈 눈빛은 곧 쏟아지는 눈물이 될 테고

아픈 상처는 곧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될 테고

외로운 말들은 곧 괴로운 삶이 될 테고

그걸 바란 건 아니었다

울고 나면 사라지는 슬픈 일과 아파하면 이겨낼 수 있는 상처와 외로워하면 놓아줄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을까 했던 것뿐이다

한없이 넓은 세상을 한없이 깊은 마음에 한없이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없이 넓은 세상을 한없이 깊은 마음에 한없이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졌다.

한없이 넓은 세상을 한없이 깊은 마음에 한없이 아름다운 말들로 되뇌었다.

...

다정한 눈길은 곧 포근한 쉼이 될 테고

따뜻한 손길은 곧 날 녹이는 위로가 될 테고

아름다운 말들은 곧 빛나는 순간이 될 테고

그런 걸 바랐던 거였다

편안하게 이어지는 숨과 괜찮다며 다독이는 진심과 모든 것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날이 오진 않을까 했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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