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어떤 삶을 살고 있어?’라고 묻는 말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물음을 곱씹다가 이내 아무 답도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너의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너의 삶을 지루한 삶이라고 했다
또 누군가는 너의 삶을 희망 없는 삶이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너의 삶을 마냥 부러운 삶이라고 했다
너의 시간들은 손바닥 뒤집듯이 편안한 일이 되기도 했고 그깟 거라며 무시당하기도 했다
그 모든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게 맞는 말이라고 여겼다
각자가 가진 삶에 모두의 말이 정답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토록 답답할까
빙 둘러앉아 손가락질하며 이렇다 저렇다 하는 그 모습에 왜 이토록 화가 날까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었다
너의 끄덕거림 속에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고 싶었다
네가 들썩이다가 말아버린 그 입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듣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