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제외하고 제외하고 또 제외하다가
견디기 힘든 기억과 재회했다
알아주려고 기꺼이 보듬다가
끝내 아프게 안길 수밖에 없었다
받아들이겠다고 온전히 뛰어들다가도 결국 멈춰 섰다
변치 않겠다고 고스란히 내어주다가도 순간 망설였다
들리지 않는 말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모르는 곳을 찾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답답한 소리를 듣다가 꼬여버린 시간이 소리쳤다
알 수 없는 마음을 그리다가 모순적인 마음이 남겨졌다
건드려지는 슬픔이 불쌍하다고
견디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어떻게 놓을 수 있겠느냐고
저 많은 것을, 치우고 치워도 꿈쩍도 않는 것을
줄곧 부르던 시절들 앞에는
아직도 못다 한 푸념들이 늘어서 있다
느리게 꿈뻑거리는 슬픔이 흐른다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저 끝까지 떨어진다
고마움이 가득하다가도 밀어내고 싶은 것이
한참을 가까워지다가도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
모든 걸 내어줄 듯 퍼붓다가도 냉정히 돌아서고 싶은 것이
이토록 하찮은 마음이라면, 가만히 손이라도 내어주길
말없이 함께 걸어주는 누군가가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