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16.

by 십일아


그래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막무가내로 접어들었다

혼자가 돼도 혼자인 것이 이상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익숙해지기 위해서

어떤지 모를 마음이었을 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었겠지만

이것저것 혹시 몰라 준비했던 마음을

다시 그대로 간직한 채로 되돌아왔다

좋은 말이 나가지 않았다

괜히 쏘아대기만 했다

어차피 어긋날 게 분명했으니까

또 그렇게 상처를 주고

그대로 그 상처를 받았을 테니까

그럴 바에야 차라리 먼저 끊어내는 게 맞았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왜 심장이 조여올까

명치가 울렁일까

차마 매정해질 수 없었나 보다

모든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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