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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노들 Aug 05. 2016

새파란 여름, 제주

함덕 그리고 동복리

제주에 와서 게스트 하우스 다인실을 쓰다 보면 혼자 여행이 처음인 스물셋 대학생이나, 이제 제주에는 도가 튼 서른셋 언니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다 겪어봐야 제주도 여행 좀 했다~ 하는 거지


한번은 틈만 나면 제주에 온다는 언니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가을과 초겨울 사이만 겪어 본 그때는 언니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 말이 제대로 이해가 된다.


짧은 1박 2일 간의 출장 동안 틈틈이 제주의 여름을 담았다. 처음 가본 함덕서우봉해변과 구좌읍의 첫 마을인 동복리. 파랗고 포근했던 기억.


 왜때문에 의자가 아니라 캐리어에 앉은 거지?


각재기 국. 살짝 비려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려 일이 있는 함덕해변으로 오는 동안 배가 너무 고파 밥부터 먹었다. 각재기국이 시원하다는 평이 많아 먹어봤는데 내 입맛엔 별로 맞지 않았다.

 

 마치 강릉이나 대천 느낌의 대형 표지판


흐앙어어억!!!!!!


함덕해변은 처음 와 봤는데, 이렇게 파랗고 예쁠 수가 없다! 으아 가까이 가까이!


일만 아니면 정말 뛰어들고 싶었던 바다


오키나와보다 제주도가 더 좋은 나는 뼛속까지 한국인! 생각보다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살짝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제주도의 해변은 무척 한적하고 잔잔한 모습인데. 그래서 조금 비켜 옆쪽으로 걸었다.


옆으로 이렇게 야자수들이


하늘보다 더 푸른 바다


옆으로 조금 걷다 보니 사람도 없고 훨씬 한적해지더라. 역시 바다를 볼 때는 물만 보는 게 제맛.


크으으 푸르다


중국인 관광객도 꽤 있었다


이건 마치 호주 그레이트오션로드의 스몰버전


이 맛에 바다 보는 거지


구름도 적당히 예뻤다


한참 걷다 보니 저 멀리 아까 그 해변의 인파가 작은 점처럼...까진 아니고 미니어처처럼 보인다.


헤이 모두들 안녕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각재기 국을 별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팠던 나는... 근처 롯데리아 팝업 매장에서 햄버거를 겟!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화보 감


의자에 앉아 버거를 우걱우걱 먹으며 멀리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한참이나, 진짜로 한참, 3시간 정도 바라보았다, 고 하니까 조금 이상한데... 무튼 노래 듣고 바다 보고 햇살 받고 하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더라.


햄버거 앙


해가 뉘엿뉘엿


일하러 왔으니 일을 해야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던 일을 마저 하고 함덕해변에서 한창 진행 중인 음악축제도 살짝 곁눈질.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일을 마치고 함덕과 가까운 옆 마을 동복리로 길을 잡았다. 사실 함덕에 숙소를 잡고 싶었는데, 일이 바빠 게하 예약을 미루다 보니 근처 숙소는 모두 만실. 동복리는 차선책으로 택한 곳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잘된 것 같다. 뚜벅이 여행자니까 버스로 촵촵.


이번 여행은 너로 정했다


동복리에서 겨우 한 자리 남은 방을 찾아 예약한 연이네 다락방. 동네만큼이나 조용하고 소박하고 여유 넘치던 곳.


제주 사진 모음


이렇게 말랑말랑한 영화도 틀어준다


해녀_이즈_마이_럽


드라이플라워 인기는 여전하구나


다음 날 아침! 연다방에는 작은 마당이 있어 바깥 구경을 하며 느긋하게 조식을 먹었다.


낮은 집들이 좋다


사실 근처 여행을 다닐 생각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을 오후로 잡았는데 생각보다 일이 많아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엔 시간상으로 무리가 있었다. 하는 수없이 동복리 마을 산책을 다니다 뜻하지 않은 핫플레이스를 만났다.


동네슈퍼 동복슈퍼


동복분교 입구


하르방이 지키고 있다


제주엔 수국이 수국수국해


제주 서쪽에 더럭분교가 있다면, 동쪽엔 동복분교가 있다!


 날이 무척 흐려 색이 이 정도밖에.. 실제론 더 알록달록하다


날이 뜨겁고 맑던 전날과는 다르게 하늘도 어둡고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동복리 해녀들


아직 우물이 있다


구좌읍 첫 마을 동복리


일을 해야 해서 가까운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또 명소를 발견.


바람벽에 흰 당나귀 카페


마치 버려진 공장같이 생긴 이 카페.



카페 바깥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 범상치 않다.


내부는 이렇게나 느낌 있다!


인기메뉴라는 와플과 커피


와플이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다. 이 카페 특징이 오션뷰가 좋다는 건데, 카페가 바다랑 아주 가깝게 붙어 있어 창가 쪽 의자에 앉아 있으면 마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은 싫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좋은 데서 일할 수 있었다는 거?



대충 일을 정리하고 공항 가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하러 바로 옆 해녀촌엘 갔다. 동복리 해녀촌이 '회국수'로 아주 유명하다더라.


4시라는 애매한 시간에도 웨이팅이 있다


해녀촌 옆 조개껍데기들


회국수가 유명하다지만 나는 성게국수와 멍게 한 접시를 주문! 혼자 포식했다.



결국엔 막걸리까지 시켜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주 마무리.


꿀 같은 한 상


다음엔 아주 추운 겨울에 와볼까?




ⓒ 2016 NOODLE

사진의 무단 도용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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