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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노들 Jun 27. 2017

다시 찾은 제주, 고맙게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들

표선, 쇠소깍, 렛츠런팜, 하도리, 세화 그리고 종달리

한 달 반 만에 다시 제주를 찾기로 한 날은, 모두가 각자의 sns에 파란 하늘 사진을 올리며 행복해하기에 바쁜 날이었다.


하늘이 파랗다는 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구나. 사람들 다 비싸고 반짝이는 것만 찾는 것 같아도 사실은 다들 이렇게 소박한 데서 행복을 느끼는구나, 새삼 행복은 참 별게 아니다 싶었다.


ⓒ 2017 NOODLE 정말 좋았던 하늘


안 그래도 제주에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떴던 나는, 그날 어디에나 있던 것 같은 즐거운 에너지를 느끼며 전보다 더 알차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게다가 처음으로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이라(!) 새롭기도.



도보로 여행할 때는 가기 좀 꺼려졌던 남쪽을 둘러보고 싶었던 터라, 숙소는 표선해수욕장 근처 민박집으로 잡았다. 조경이 좋았고 가게에서 키우던 강아지 두 마리도 너무 살가워 괜히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곳.


ⓒ 2017 NOODLE


ⓒ 2017 NOODLE 표선해수욕장이 이렇게 조용하고 맑답니다


ⓒ 2017 NOODLE 맑은 바다


ⓒ 2017 NOODLE 빨래판 간판


ⓒ 2017 NOODLE 제주에서 마셔봔마씨? 귀여운 제주 방언


ⓒ 2017 NOODLE 표선 바다 앞 2층 카페


ⓒ 2017 NOODLE 저 멀리 이름모를 오름도 보입니다


표선에서 아침을 보내고 넘어간 쇠소깍. 투명카약이 유명하다는데 이날 운영은 하지 않았다. 유명 관광지답게 사람이 약간 붐비는 곳이라, 일부러 또 찾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곳.


ⓒ 2017 NOODLE


ⓒ 2017 NOODLE 쇠소깍



ⓒ 2017 NOODLE 관광지답게 사람은 꽤 많아요


쇠소깍 근처에 오면 꼭 들려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 생겼다. 외관이나 가게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찾아간 곳이지만 주인이 정성을 들여 내는 음식이 훌륭하다. 정식 한 가지만 판매하는데, 일주일마다 메뉴가 바뀐다고 한다. 내가 찾은 날엔 일본식 돼지고기 조림인 '부타노카쿠니'가 나왔다. 이제껏 먹은 조림 중에 단연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유채나물에 돼지고기를 싸서 겨자를 살짝 곁들이면 최고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 2017 NOODLE


ⓒ 2017 NOODLE



요즘 이렇게 레트로 분위기를 내는 식당들이 제법 늘었는데, 바굥식당도 그런 곳 중 하나. 과하지 않은 실내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었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부타노가쿠니 정말 최고였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 표선민속오일시장도 구경했다.


ⓒ 2017 NOODLE



개인적으로 생선구이는 반건조해서 꾸덕꾸덕한 식감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시장 한편에서 생선 말리는 모습이 신기했다.


ⓒ 2017 NOODLE 드롸이브!


예전에 '제주에선 바다 말고 숲은 어디가 좋지요?'라고 누군가에게 물었을 때 추천받은 곳이 비자림과 사려니였다. 비자림은 한번 가봤으니 이번엔 사려니숲길로. 개인적으로는 비자림보다 좋았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사려니숲길 근처에 렛츠런팜이 있다. 가깝기도 하고, 제주도에 왔으면 말 구경을 빼놓을 수가 없어 들렀다. 마침 양귀비가 절정을 이루는 때라 럭키! 입장료는 무료다.


ⓒ 2017 NOODLE 뒤쪽으로는 양귀비가



말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이 잘 없는데, 털에서 나는 윤기가 장난 아니더라. 뒤쪽 숲으로는 사슴들이 사는 모양인지 말이 도망가지 말라고 쳐놓은 펜스 위로 사슴들은 폴짝폴짝 잘도 뛰어다니며 이리저리 누볐다. 야생...


ⓒ 2017 NOODLE 끝도 없는 양귀비. 빨갛고 예뻤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근처에서 흑돼지 제육볶음도 먹고!


다시 표선으로 돌아와 근처 카페에서 저녁시간을 보냈다. 야외 테라스도 멋지고 실내 분위기도 아늑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지 않아 여유가 있고, 2층엔 편하게 쉴 수 있는 좌석도 꽤 많다.



ⓒ 2017 NOODLE 여름밤에 맥주한잔 하기 좋은 야외 테라스



다음날 아침! 기력을 보충하는 데는 역시 전복 삼계탕. 성산일출봉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 2017 NOODLE 실한 전복이 두개나 들었다


아침을 먹고 나선 바로 종달리로 출발. 제주도에 갈 때마다 다른 곳은 그냥 여행 왔다는 느낌이 강한데, 종달리나 세화는 괜히 집에 온 느낌 같다. 나한테 그만큼 편한 곳이기도 하고 시끌벅적하지 않은 조용한 동네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걸까.


그런데 다시 찾은 종달리는 예전과 좀 달랐다. 마을 초입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큰 새 건물이 덩그러니 들어와 있고, 내가 좋아하는 판다 집도 사라졌다. 이렇게 변하는구나. 달라진 마을을 둘러보며 괜히 화도 나고 마음이 불편했는데, 고맙게도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어 준 풍경들이 있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 2017 NOODLE 얼마만에 보는거니 종달바당!


ⓒ 2017 NOODLE 나야나


ⓒ 2017 NOODLE 길가에 이렇게 작은 꽃이 피어있고


ⓒ 2017 NOODLE 좋아하는 족발집 간판도 그대로


ⓒ 2017 NOODLE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 2017 NOODLE 비오는 날 오들오들 떨고 있던 그 귀여운 강아지는 여전히 집을 지키고 있었다


ⓒ 2017 NOODLE 바다는안보여요 카페도 그대로


ⓒ 2017 NOODLE 더 마음에 와닿았던 소심한책방 앞 글귀


ⓒ 2017 NOODLE



종달리와 안녕하고 찾은 곳은 바로 옆 하도 해변! 세화에서 물놀이를 하기엔 왠지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하도에서 잠깐 더위를 식혔다. 카약을 탔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물이 얕아 그냥 물놀이 하기에도 너무 좋았다. 이렇게 바다 옆에 살면서 틈만 나면 물놀이하고 싶다. 여름 정말 좋아.


ⓒ 2017 NOODLE



ⓒ 2017 NOODLE


빠질 수 없는 세화 나들이.


ⓒ 2017 NOODLE 미엘드세화


ⓒ 2017 NOODLE


함덕 근처에도 들렀다. 역시 차가 있으니 이리저리 이동하기 편하구나. 내가 좋아하는 바람벽에 흰 당나귀 카페. 여기 앉아있으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2017 NOODLE


빠질 수 없는 고등어회와 소라회를 먹고, 이렇게 하루를 또 마무리.



ⓒ 2017 NOODLE


마지막 숙소로 들렀던 곳은 숲 속에 자리 잡은 명상가의 집. 정말 조용한 동네에 있어서 사람이 거의 없고, 불편한 점이 있다면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어려운 숙소라는 점. 호스트와 만날 기회도 거의 없지만 모든 이용객들이 요란하지 않게 쉬다갈 수 있다. 언젠가 한 일주일 내내 이런 곳에서 잡념 없이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장난끼 최고인 강아지


ⓒ 2017 NOODLE 명상하기 좋은 풍경과 의자


ⓒ 2017 NOODLE 역대급 조식


ⓒ 2017 NOODLE 종달리


이렇게 들뜨고 아쉽고 그리운 제주 여행을 마무리!

다음엔 또 어디를 갈까요?




ⓒ 2017 NOODLE

사진의 무단 도용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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