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할 것

브런치 무비패스 #4. <박열>

이준익 감독의 전작은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동주>다. 이때도 윤동주 시인의 절절한 삶과 시를 기대했던 애초의 생각과는 다르게 '송몽규'라는 새로운 인물에 더 감화되었었다. 인물 자체에 대한 매력도 있었지만, 송몽규를 연기한 배우 박정민의 아우라가 정말 엄청났던 기억이 있다. 신작 <박열>도 마찬가지다. 독립운동가로 감옥에서 제일 오랜 시간을 보냈던 박열. 일본 법정을 농락한 아나키스트 박열. 이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감탄과 놀라움을 넘어서 그의 연인이었던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와, 이 여인을 연기한 배우 최희서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의견의 불일치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목숨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던 두 사람. 그리고 그때의 모든 아나키스트와 독립운동가들. 배짱 두둑한 인물들의 서사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2017)

감독 : 이준익

출연 :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권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