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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노들 Aug 21. 2017

1980년 5월,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브런치 무비패스 #5. <택시운전사>

영화 본 지 한참 되었는데 도무지 리뷰를 남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영화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 날,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 한 단어도 적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1980년 광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2005년,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 근현대사 수업시간에서다. 넓은 도로에 사람들이 무언가에 맞아 쓰러지는 무자비한 흑백의 영상. 부들부들 떨리던 손과 쿵쾅대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1980년 8월, 내가 광주에 있었다면 혹은 그곳에서 아주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나도 광주로 달려갈 수 있었을까. 눈 앞에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 집 안에 숨지 않고 그 거리로 내달렸을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외부자'인 김사복의 역할은 1980년 광주와 약간의 거리가 있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심이 느껴지는 연기를 하는 배우 송강호를 그 역에 맡긴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2017)

감독 : 장훈

출연 :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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