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준 Jan 15. 2020

슈퍼스타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한 강사의 말실수에 관한 이야기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은 특정 영역의 최상위에 존재하는 스타의 영향력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축구의 TV중계가 없던 시절에는 스타 플레이어라고 해봤자 그 소속 구단의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뿐이었다.

하지만 축구가 TV로 중계되면서 이 스타 플레이어의 영향력은 전국 단위로 확산되고 글로벌 단위로 경기방송이 송출되면 영향력은 글로벌 단위로 확산된다. 현재의 축구 선수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연봉을 받는 것이 이런 이유 덕분이다.

메시는 누가 뭐라하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지만 그가 받는 주급이 그의 실력과 비례하는건 절대 아니다. 그는 라리가 선수 평균 연봉의 160배 이상을 주급으로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영향력의 차이로 인해 평범한 플레이어와 최상위 플레이어간의 연봉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최고 스타와 차순위 스타간의 소득차이는 그보다 훨씬 더 벌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시는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이지만 그가 받는 주급이 실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메시는 라리가 선수 평균 연봉의 160배 이상을 주급으로 받고 있다. 그렇다고 리가의 평균적인 선수보다 메시가 160배 정도 축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네이마르의 주급은 메시보다 25% 낮은데 이게 네이마르가 메시보다 축구 실력이 25% 모자란다는 의미가 아니다. 최상위 축구 선수의 연봉은 실력이 아니라 선수가 지니는 영향력과 인기에 의해 결정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고나 초상권까지 포함하면 이 소득격차는 훨씬 더 크게 벌어진다.


바로 그런 점에서 스타간의 실력차는 종이 한두장 차이라도 영향력의 차이가 매우 크기에 이 영향력으로 소득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런 영향력은 전분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지역적 차이를 무너뜨리고 집중을 만드는 본질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학원계에서 거액의 소득을 벌어들이는 스타강사의 탄생 또한 이런 토양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사의 강의가 학원이란 공간에만 국한되었다면 강사간의 소득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방송과 인터넷으로 송출이 된다면 최상위 강사가 모든걸 다 차지할 수 있다. 미디어가 영향력의 확산과 집중을 불러 일으켰기에 발생한 일이다.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영향력의 차이가 소득을 결정하는 구조이기에 이러한 구조상이라면 아주 작은 흠결 하나로도 이 영향력은 붕괴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야만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애초에 영향력이란것 또한 사람들의 숭배에서 탄생한 것이니 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멘토들 또한 이 맥락에서 탄생하고 몰락했음을 생각해보자. 자칭 멘토들은 하나마나한 말을 하거나 독설을 퍼부으며 숭배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선을 넘게 되고 그때부터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면 10년 전 즈음의 자칭 멘토들은 현재 전부 다 사업 영역을 바꾼 상태다. 영향력이 더 무너지기 전에 판을 옮긴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강사분은 뱉은 말실수에 비해 과도하게 얻어맞고 있다. 페북에서야 어느 정도 다들 온건하게 얘기하지 조금만 벗어나면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진다. 이걸 보면 인간의 야만성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될 정도다.

그러나 애초에 그 강사분이 고소득을 벌어들였단 기반이 영향력이었기에 이는 반대급부이기도 하다. 실력이 아니라 인기와 영향력이 소득과 지위를 결정하는 구조에선 그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들이 거슬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말을 해야한다. 환상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참 어려운 부분이다.

영향력이란게 그렇다.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고 호랑이 위에 올라탄 것과 같다. 조금만 잘못하면 크게 다친다. 물론 잘되면 그에 따른 보상도 크지만 그게 내가 가진 실력과 재능에 비해 과도한 보상이 주어지기에 그것이 무너지기도 쉬운 것이다. 이 관련 영역에서 몸담고 있거나 몸담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해야될 부분이기도 하다.

영향력이 소득이 되고 한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영향력은 소중하지만 참 무섭기도 하다. 물론 나는 무섭다는 생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리와 주석, 그리고 당나귀 : 목숨을 건 무역의 태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