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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Feb 09. 2020

성공은 운일까? 재능일까? 노력일까?

멀티팩터 속 이야기 4.


성공에 관한 고전적인 논쟁은 바로 ‘성공은 무엇으로 이룰 수 있는가’입니다. 전통적인 관념은 재능이죠.


이 관념에 대중적으로 균열을 낸 것이 바로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입니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환경과 운의 중요성입니다. 이 개념을 위해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것을 들고 오죠.


흔히 알려진 바와 달리 글래드웰 버전의 ‘1만 시간의 법칙’은 노오오오력을 강조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1만 시간의 노력을 들이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환경과 운의 요인 때문에 아무나 1만 시간의 노력을 들일 수 없다는 것이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주장하는 핵심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웃라이어에서 드는 ‘월령 효과’입니다. 스포츠 선수들은 유소년 선수선발 시기(보통 1월입니다)에 가깝게 태어날수록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같은 나이대의 늦은 달에 태어난 선수보다 더 뛰어난 재능이 있는 걸로 여겨지는 것이란 겁니다.


실제로도 스포츠 선수들을 보면 월령 효과가 관측됩니다. 더 일찍 태어난 운으로 인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많은 재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거죠. 그래서 성공에 있어 글래드웰은 ‘운 만능주의자’에 가까운 태도를 보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전통적 관점을 지지하는 사람이 바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입니다. 틸은 자신의 스탠포드 강연을 요약한 책인 [제로 투 원]에서 아예 한 챕터를 통으로 들여 글래드웰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틸은 주커버그나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단순히 환경이나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는 말에 극렬하게 반박합니다. 이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주커버그가 창업하던 당시의 상황을 몇백번 반복을 해야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니 증명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죠.



그런데 틸에게서는 운에 대한 이상한 관점도 발견이 됩니다. 그는 성공은 위대한 창업자들의 재능이라고 보지만 실패는 불운 때문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그는 운의 존재를 불운이란 관점에서 절반만 인정한 것이죠.


이는 아마도 그가 벤처/스타트업계에 몸을 담고 있던 경험 때문일 겁니다. 스타트업은 좋은 전망과 비전에도 망하는 곳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바로 그런 경험들로 인해 불운은 인정하지만 그런 불운조차 뚫고 가는 것이 재능이란 거죠. 그 점에서 틸은 재능 만능주의자입니다.


하지만 틸의 이런 관점은 너무나도 이상합니다. 운이란 곧 불확실성인데 그 양 날개가 바로 행운과 불운입니다.헌데 행운은 존재하지 않지만 불운은 존재한다고요? 이건 일관성이 없습니다. 이 주장을 달리 보면 틸은 운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넘길 목적으로만 한정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틸이 어떻게 생각하든 출생 지역과 출생 시기에 따라서 소득과 커리어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연구는 많습니다.그리고 어떤 소속집단에 속해 어떤 교육을 받느냐도 마찬가지죠. 틸이 독일계 백인 가정이 아니라 흑인이나 다른 소수 집단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과연 지금과 동일한 궤적을 밟을 수 있었을까요? 만약 그가 맥스 레브친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베이를 세울 수 있었을까요?


물론 글래드웰 또한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의 원 연구자인 앤더스 에릭슨이 글래드웰이 자신의 연구를 오독했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죠. 에릭슨은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1만 시간의 재발견(Peak)]이란 책을 발행합니다.


여기서 에릭슨은 노력도 다 같은 노력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의식적 연습(Deliverate Practice)’이 중요하다 그거죠. 제대로 된 목표 설정과 피드백,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이 의식적 연습을 수행하면 누구나 모두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에릭슨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에릭슨은 재능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죠.그 점에서 에릭슨은 ‘노력 만능주의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에릭슨의 주장엔 과연 문제가 없을까요?


이를 위해선 전문가 집단을 한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의 31개 1부리그 소속 축구선수 2868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펴보면 프로 선수 레벨에서조차 월령효과가 발견됩니다.EU 전체 국민들의 출생월의 분포가 비교적 고른데 반해 해당 축구 선수들의 출생월은 1분기가 가장 많고 4분기가 가장 적은 모습을 보이는거죠. 이를 보면 재능을 부정한 에릭슨이나 환경과 운을 중요시한 글래드웰의 말이 옳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연령에 따른 평균 출생일을 살펴보면 다른게 목격됩니다. 출생일의 분포가 완벽하게 고르다면 평균 출생일은 7월 1일이 됩니다. 그래서 평균 출생일이 이보다 빠르다면 월령효과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프로생활을 막 시작한 21세 선수들의 평균 출생일은 6월 9일입니다. 앞서 확인한대로 강한 월령효과가 발견되는거죠. 그런데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드는 32세 선수들의 평균 출생일은 6월 23일입니다.나이를 먹을수록 월령효과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는 그만큼 월령효과의 혜택을 받은 빠른 월생들이 이탈하고 느린 월생들이 자리를 채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선수들은 모두 프로들이니 에릭슨이 이야기한 의식적 연습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의식적 연습만으로 모든걸 갈음할 수 있다면 빠른 월생들이 특별히 나태하지 않는 이상에야 월령효과는 나이에 관계없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월령효과로 인해 가려졌던 재능이 뒤늦게 발현되는 것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처럼 성공과 성취의 달성을 한가지 요소로만 설명하려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틀린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런 존재하는 모든 요소들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무엇이 더 많고 적고를 논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이란 물이 반이 든 컵을 가지고도 ‘반 밖에 없다’, ‘반이나 있다’로 논쟁하는 존재들입니다. 키배가 목적이 아닌 이상에야 물이 반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렇게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고요.


제 책 [멀티팩터]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요소들을 인정하고 성공을 재분석하여 알려진 성공에서 실제로 어떤 디테일한 요소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실제로 성공을 추구하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다면 [멀티팩터 :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을 구매해주시고 읽어주세요.

재미도 있지만 방향과 선택을 내리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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