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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Apr 28. 2020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어두운 그림자

'택갈이'가 어디 인터넷쇼핑몰만의 일 일까

인터넷 쇼핑몰과 스타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이 많이 활용한 사업 방식이 '택갈이'였다. 동대문이나 중국쪽 업체들 둘러보다가 괜찮은 물건 있으면 떼와서 옷에 달린 택만 자기껄로 갈아서 파는 것이다.


해당 업계에 몸담은 사람들이 '암묵적 관행'이라 할 만큼 흔하고 오래 전부터 벌어진 일이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건 그렇게 택갈이 해서 파는 곳들도 다들 고만고만하다보니 결국 붙일 수 있는 유통이익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시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는데 그간 고만고만하던 유통업자들에 비하면 이들은 본인의 이름과 유명세를 무기로 브랜딩한 공룡에 가까웠다.


그렇게 사람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브랜딩이 되어 있으니 가격 결정권 측면에서 매우 유리해졌고 관행에 불과했던 택갈이는 브랜드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에게 대단히 유리한 수익사업으로 돌변했다. 이러다보니 자신이 명품을 사서 써보니 그만한 가치가 없어서 대신 더 합리적인 가격에 '짭퉁'을 '공구'하겠다는 인플루언서도 등장할 정도였다.


이 모든게 누적되어 작년에 크게 터진 것이었다. 아마 인플루언서들은 억울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거 남들도 다 하는 관행인데. 이게 뭐가 문제냐.


원래 고만고만할 때는 음성적으로 행해져도 티도 안나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다만 규모가 커지고 기업화되면 다르다. 감시의 눈도 커지고 그에 따라 과거엔 그저 양심의 문제였던 것이 이제는 법과 사회적 규범의 문제가 된다.


인플루언서들은 스스로를 브랜드화 하고 기업화 했다. 바로 그것이 인플루언서들이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근본이었다. 하지만 그 기업화의 혜택은 마음껏 누리면서도 규범의식과 책임은 구멍가게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니 결국 그 사달이 난 것이었다.


이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인플루언서 기업의 어두운 측면 중 하나다.

그런데 이건 보통 의류니까. 의류나 패션은 가짜를 입는다고 큰 탈은 없으니까.


하지만 요식업과 식품은 다르다.

사람이 먹는 것이기에 더 높은 신뢰를 요한다. 그래서 법적 허들도 훨씬 높다. 원산지 표기법이 괜히 있나.


이 차이 때문에 택갈이는 의류업계에선 음성적 관행이고 양심의 문제 정도로 그치지만 요식/식품업에선 원산지 표기법 위반의 문제다.


나는 이런 일이 식품업에서도 벌어질 줄은 몰랐지.

(어떤 업체인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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