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준 Jun 29. 2020

쉽게 이해되지 않는 무신사의 상장 추진 소식

무신사는 어디에 투자할 생각일까?

오늘의 기사 중에서도 내 눈에 가장 띈 뜨끈한 기사를 꼽으라면 무신사의 상장 추진 소식. 무신사는 지난 책에서도 한 파트를 할애하여 분석한 적이 있던 터라 이 뉴스가 더욱 관심이 갔다.



그런데 사실 무신사를 분석하고 그걸로 글까지 쓴 입장에서 무신사의 지금 행보는 잘 이해가 안되는게 사실이다. 기사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무신사는 왜 상장을 하려할까?' 였으니까다. 왜 굳이?


야! 왜 상장해!!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안그래도 돈 잘 벌고 있고 성장세도 가파르다. 매출 1000억원을 찍은 2018년의 당기순이익만 210억원에, 2100억원을 넘긴 작년엔 430억원이었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370억원이고 유동금융자산만 해도 1082억원이다. 이렇게 이익률도 매우 안정적이고 벌어들이는 현금도 많다. 그렇다고 갑자기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할 정도로 돈이 많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물론 작년에 세콰이어 캐피탈이 2천억원을 투자하긴 했지만 이때 투자당시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책정했으니 지분율은 10% 정도가 될 것이다. 이거 외엔 별다른 투자를 받지도 않고 성장시켜왔기에 사실상 조만호 대표의 지분이 거의 대다수다. 일반적인 다른 유니콘들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 이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창업자의 지분율이 낮아져 사실상 매각이나 상장에서 재무적 투자자들의 요구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무신사는 그런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해가 잘 안되는거다. 상장을 하고 기업공개를 하는 순간부터 골치아픈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물론 작년 말에 세콰이어 캐피탈의 투자를 받을 때부터 어쩌면 궤도에 오른 일이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늘린 자본으로 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없다. 정보가 너무 없다.


그나마 눈에 띄는건 작년에 800억원을 주고 취득한 토지다. 토지의 취득 금액만 800억이다. 건물 취득도 있긴 한데 이건 고작 30억원에 불과하다. 대외적으로 무신사의 토지 취득 기사가 나오진 않아서 어디의 뭐를 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것도 신기한 부분이다. 무신사가 작년에 한 것 중에 투자에 걸맞는 건 토지 자산의 취득인데 이 정도로 고성장하고 시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 거액의 토지를 매입했는데 기사 하나도 없다. 그 정도로 무신사는 대외적으로 정보가 없는 편에 속하며 무언가를 하더라도 잘 공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기업이 기업공개를 하고 상장을 한다고? 심지어는 토지 자체도 시설자금 대출 끼고 산거라 자본충당과는 큰 관계가 없다. 그럼 그렇게 조달한 자본으로 대체 무얼 할 예정인가? 물론 현재 나온 정보로만 보자면 이 토지를 가지고 무얼 하느냐가 추진하려고 하는 자본조달과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 힌트가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일견 이해는 잘 안되지만 상장되고 공개가 된다면 그 내용들을 더 잘 파악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신사는 실적이나 규모에 비해서 알려진게 거의 없는 기업이다. 영위 업종이 약간 다르긴 하나 마켓컬리는 18년과 19년에 각각 1571억과 42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것과 비교하면 주목도가 너무 확연하게 차이나지 않는가?


기업이 공개되면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그 점에서 사실 환영하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어디다, 무엇에 투자를 할 것인지이다.


과연 무신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언제쯤 제시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더부스의 몰락과 크래프트 맥주 시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