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는 가맹점을 원치 않는다
아모레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이중 가격 정책을 적용했고 그로 인해 아모레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기사다. 내 눈엔 아모레가 더 이상 가맹점을 존속시키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로드샵 브랜드를 비롯한 중저가 라인업은 2010년대 중반부터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수많은 ODM 브랜드들로 피가 철철 흐르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줄어들었다. 오죽하면 2010년대 후반 들어선 실적을 발목잡는 존재라는 얘기까지 돌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중 축소가 쉽지 않은 건 역시나 가맹점의 존재다. 한때 탄탄한 매출의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난감한 존재가 된거다.
물론 2010년대 중반부터 감소추세라 그냥 둬도 줄어들긴 하겠지만 아마도 경영진은 그 속도가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추정된다. 몇년 전부터 자체 온라인몰 구축에 공을 들이던 기업이 (기사에 따르면) 쿠팡에서 직접 덤핑으로 물건을 파는게 앞뒤가 안맞아서 하는 추정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위기감도 기사 내용의 위기감이 아니라 그런 차원의 위기감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로드샵 브랜드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럭셔리-프레스티지급 라인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대인데 그 30%에서도 일부를 차지하는 매출로 위기감을 느낄까? 그랬다고 해도 이중가격 정책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 뉴스가 가맹점을 더 이상 존속시키지 않겠단 시그널로 읽히는거다.
다만 기사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하나 있긴 하다. LG생건과 대비시켜 LG생건이 대단한 상생을 하고 있는 것처럼 쓰고 있으나 LG생건이 직영 온라인몰의 매출을 가맹점주에게 넘겨주는 모델은 아모레와 동일하다. 즉, 거기도 마이스토어 지정 안하면 의미없긴 마찬가지다.
차이라면 LG생건측은 쿠팡에 본사직영점을 입점시키지 않은건데 이건 네이쳐컬렉션 매장을 올리브영화 하여 활용하려는 계획안이 있기 때문에 굳이 강력하게 정리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네이쳐컬렉션과 더페이스샵의 매장수는 아모레 로드샵 브랜드 매장수의 2/3이다. 여러모로 아모레가 급한 쪽이고 급한 행동을 취한 걸로 보인다.
아모레 본사가 어떤 답변을 하든 여론은 좋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기사에 따르면 아리따움 매장 중 300개 매장이 작년에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는데 누가봐도 로드샵 매장이 살아날 기미도 없고 하락세인데 굳이 매장 리모델링을 감행했다는 점은 계약만료를 통한 점진적인 축소와도 반대대는 행태라서다.
이쯤하면 아모레의 대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