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탓, 외인탓 하기 전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는가?
나는 개미투자자의 눈물, 개미투자자는 늘 희생당하고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를 들을때 마다 웃어 넘긴다.
그동안 경험으로는 그렇게 이야기하는 개미들은 대부분 핑계를 댈 뿐이어서다. 본인의 분석이 근거도 희박하고 분석도 틀려먹은데다 희망회로를 돌리는 것에 불과한데다 판단도 글러먹어서 나온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기관탓, 외인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봐서다.
심플하게 생각하자. 내가 투자에 성공한게 내가 잘해서라면 내가 투자에 실패한 것은 남의 탓인가 아니면 내 탓인가?
올해의 공매도의 금지 조치도 사실 그런 개미들의 아우성 때문에 등장한 조치다. 그래서 만사형통하고 행복한가? 카미가제가 왜 그런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빅쇼트가 되어버린 빅히트는 말을 말자. 공매도의 제한이 기관과 외인의 현물 매도를 부를 거란 예상은 이미 이전부터 나왔다. 그럼에도 늘 남탓을 한다.
물론 정보 활용 등에 있어 기관이나 외인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근데 경쟁에 관심이 많은 내 입장에선 그게 뭐? 라는 생각이다. 애초에 모두가 가진 경쟁 자원이 다르기에 경쟁은 동등하게 이뤄지지 않는 법이고 그 한계를 깨부수기 위해 전략을 활용하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어떤 철학도 없고 학습도 없고 진지하게 무언가를 공부할 생각도 없이 오른대요 하면 사고 팔 뿐이다. 이거 오를까요? 오를거 같은데? 리딩방이나 종토방에서 자기들끼리 행복회로를 돌리기에 바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냐 는 생각을 하며 비웃은 적이 있을거다. 근데 그게 자칭 희생당하는 개미들이랑 똑같다.
그간 많은 사람과 사례를 봐오기로는 속는 사람의 패턴은 늘 동일하다. 사기꾼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멀쩡한 사람을 속이긴 어렵다. 그저 그 사람이 보고 싶은대로 보여주고 듣고 싶은대로 이야기 해 줄 뿐이다. 기관과 외인. 이건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가 매우 듣고 싶어하는 원인이다. 나는 잘했지만,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순전히 기관, 외인 때문에 손해를 봤다... 이건 그저 본인의 실패에 상처입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일 뿐이다.
개미들의 인식은 이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사실상 아시아나의 균등감자 추진을 공론화하면서 균등감자를 막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미들의 반응은 '왜 이런 기사를 내냐?'다.
물론 개미투자자들 중에선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고 연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분들도 있다. 내가 본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참 많고 말이다.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개미투자자는 이런 분들이 아니다.
대부분은 그저 부화뇌동할 뿐이고 전략도 없고 돈을 벌면 자기가 잘나서지만 잃으면 기관탓 외인탓과 함께 쌍욕을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기관과 외인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서 개인을 털어먹는 시장이라 하자. 그렇다면 그 시장에 개인으로써 뛰어드는 결정이 제대로 된 결정인가? 정상적인 판단력이라면 그 시장에 안뛰어든다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럼에도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그 기관과 외인을 대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닌가? 그런데 수익을 못냈다면 나의 문제인가 기관과 외인의 문제인가?
물론 이게 개미들이 듣기엔 기분 나쁜 말이란 것을 안다. 다만 스스로에 대한 메타 인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나 또한 손실을 곧잘 입곤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게 기관과 외인 때문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 내 판단이 잘못 되서이지.
내가 제일 한심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카지노가 카드와 주사위를 조작한다고 여기면서도 자신은 카지노를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카지노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늘 남에게 희생당하는 개미투자자라고 포지셔닝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런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 싶다.
차라리 그 에너지를 기업 오너와 이사회의 수작을 지적하는데 썼으면 한다. 국내 주식의 저평가 요인은 이제 모두가 알듯이 대북리스크가 아니라 오너리스크이니 말이다. 심지어는 법원 판결조차 주주에게 유리하지 않은게 국내 주식시장이다.
올해 참 별의 별 꼴을 다 봐서 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