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준 Oct 24. 2020

그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니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

남이 보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가짜 모습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야 말로 남들이 모르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 이야기한다.

글쎄 어떨까... 그것은 그저 남들에게 인식되길 원하는 모습이지 진짜 모습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남들에게 인식되길 원하는 이상적 본인과 실제의 본인은 다르지만 정작 이걸 같은 걸로 여기는 착각을 저지르고 있단 얘기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야말로 설정 놀음의 극치라고   있다. 나는 겉은 차갑지만 속내는 따뜻한 사람... 누군가는 나의 진면목을 알아주겠지... 외부에선  이렇게 보지만 사실  이래 후후훗... 이거 보통 2병이라 부르는 그거다.

이게 그저 설정에서 그치면 괜찮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 본인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관계를 왜곡하는 짓을 저지른다.

스스로 선한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은 자신이 나쁜 일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이라도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모든 행동은 선의와 선행으로 포장된다. 악한 의도와 악행? 그런건  남이 하는 것이 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대로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기관에 당하는 개미투자자로 포장하는 사람은 어떨까? 결과가 나쁘면 기관과 외인 놈들이 나쁜 수단을 썼고 자신은 그저 개미투자자라 당했다고 이야기  것이다. 실제론 분석과 판단 자체가 글러먹었더라도 그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자신은 그저 기관과 외인에 수탈당하는 개미니까 말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세계관을 무너뜨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에 대부분은  이미지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현실을 왜곡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매우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은 상황에 따라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대로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걸로 들린다. 스스로를 명확하게 이렇다 하고 정의하는 사람은 그래서 무섭다.

혈액형, 별자리, MBTI, 그리고  외의 무언가.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은 이렇다 라고 찾기 바쁘고 어필하기 바쁘다. 하지만 그게 진짜  모습에 가까울까? 아니면 남이 보는  모습이  진짜 모습에 가까울까?

희망사항과 현실이라는 것으로 놓고   후자가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 본다. 그저 그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자신과 다르기에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다.

'저는 이런 사람이예요'  말은 틀렸다.  말의 진짜 뜻은 '저는 이런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 .

작가의 이전글 트레바리 클럽을 오픈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