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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Jan 06. 2021

이커머스 영업시간 규제 : 농담이 진담이 되어간다

너무나 규제 편의주의적인, 너무나 나이브한

예전에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이 나왔을때 '현재의 유통은 온라인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에 그러한 법안으로는 소상공인 보호가 안된다. 할거면 이커머스 업체들을 강제로 주말 휴업이라도 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뉘앙스로 농담조로 이야기  적이 있었다.

https://m.blog.naver.com/breitner/221334854687?fbclid=IwAR1iyJp9PYZiy9JIYzL5mm5Z4Kf9_AIwGO2It62dakB9VLjNUBOxXGF8du8


그런데 그와 비슷한  진심으로 추진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상생협력촉진법의 일부로 들어가 있는 이커머스 관련 입법인데  내용은 기존의 대형쇼핑몰과 마트에서 시행하던 규제의 범위를 이커머스까지 확장한다는 것이다.

https://m.sedaily.com/NewsView/22H50FVRMX?OutLink=nstand&fbclid=IwAR1lyknlNf0INM5f2OqKMFR-kchgG4uO4_QuZAMJY2GVQ8fRZ1Lg8Xa8kPQ#cb


 그대로 기사를 보고 기함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여러 모로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아이디어라서다.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마트에게 했던 것처럼 이커머스 업체에게 품목 규제와 영업시간 제한을 걸겠다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정상적인 아이디어일  있겠는가 말이다. 기사의 업계인 말대로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이게 정말 화가 나는 점은 이것이 실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모르고 있기에 나올  있는 아이디어란 점이다. 소상공인이 실제로 어떻게 업을 영위하며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어떻게 소비하는지 모르고 그저 상상속의 대상화된 존재이기에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소상공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의 이용을 제한한다.'라는 논리가 가능한 것이다. 현실에 몸을 담그지 않고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그것도 제대로 내려다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나올  있는 아이디어다.

더욱 화가 나는 점은 지금이 일상적인 상황도 아니고 위기 상황인 판데믹이다. 이번 달로 코로나가 국내에 본격 확산된지 11개월차인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비일상적인 대책과 법안은 아직까지  모습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백신이 개발되었긴 하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공급량이 부족하고 2회에 걸쳐 전국민적으로 주사를 해야 함을 감안하면  위기가 올해에 일찍 끝난다고도 못한다. 정말 나쁘면 내년까지도 계속 이어질  있다. 이렇게 장기로 이어지는데 고작 내놓는 아이디어가 저렇게 현실과는 담을 쌓은 아이디어니 화가  수밖에.

실제로 소상공인이 도움이 될만한 정책을 짜기 위해선 엄밀한 관찰이 필요하고 소비자와 관련 업계에 미칠 변화까지 고려를 해야한다. 하지만 이런 법안,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유통법안들은 그런 고려 없이 편견에 의지해 1차원적으로 나온 규제 만능주의적이자 편의주의적 발상이기에 문제다. 실제 도움이  정책은 짜기 힘들지만 대형 업체를 규제하는  매우 간편하니 말이다. 더군다나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단 이미지 메이킹도 하고.

제발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의를 기울여 보고 그에 기반해 현실주의적이고 현실친화적인 정책을 내어놓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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