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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Feb 10. 2021

MZ세대는 과연 전 세대와 다른 특이한 존재들인가?

특정 코호트 세대의 특이성과 보편성

최근 클럽하우스에서 이제 직장 생활 좀 해본 밀레니얼들이 하는 Z세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들이 Z세대를 전과는 다른 매우 특이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최근에 나오는 MZ세대론을 적용한 시각이다. 나는 이들이 과거에 웃 세대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었는지를 잊은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MZ 세대란 표현이 별로라는 생각을 한다. 더 나아가 특정 세대를 마치 과거엔 없었던 매우 특이한 존재로 여기는 것 자체가 별로라고 생각을 한다.

X세대건 밀레니얼이건 Z세대건 처음 등장했을때에 기성세대의 반응은 다 똑같았던걸로 기억한다.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이고 자기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고 블라블라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세대가 새로이 사회에 진출할 때마다 마치 이런 세대가 전에 없었던 것처럼 이야기한다. '우리 때는 안그랬는데 확실히 요즘 애들은 다른거 같아요'라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과거에 동일했던 X세대가 그저 시대와 조직문화에 적응하여 그 일원이 되었을 뿐이며 밀레니얼도 직장생활 연차로 10년차에 가깝게 일하면서 사회와 조직에 적응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 조직이든 그 정도 일하다보면 좀 특이한 사람들은 조직을 진작에 떠나서 잊혀졌기 마련이고.

그러니까 새로운 세대가 진정 전에 없던 새로움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본인들의 세대도 과거에 그랬는데 변한 것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라는게 내 견해다.

예를 들어 언론이나 몇몇 사람들이 90년대생, MZ세대들의 특징으로 규정하는 '공정성에 대한 예민함'도 사실 이들이 공정성에 예민한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예민한 것이란 시각으로 보면 특별함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적인 한 인간이 보일 뿐이다. 그리고 이 이해관계의 예민함은 누릴 수 있는 전체 파이 사이즈가 크지 않을때 심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성장 시대에 나타나는 인간의 보편성이라 보는 쪽이고.


당장 '허허 요새 세대는 공정에 예민한 모양입니다'라고 하는 40-50대들도 노조가 없는 환경에서 저성과자 50%가 짐을 싸야하거나 연봉이 삭감되는 환경에 처한다면 그때부터는 공정성을 외치지 않을 수가 없을거다. 인사부에 납득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공개하라고 난리일거고 말이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 새로운 세대에 대해 조망한다는 시도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세대들이 전에 없던 특별함이 있고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하는 논평들은 그래서 아무리 봐도 동의가 되지 않는다.

특별한 세대는 없다. 모두 그러했던 시기가 있을 뿐. 오히려 특별함은 개인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세대차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좋지 않다 생각한다. 개개인은 차이가 있어도 집단으로 보면 보편인간으로 수렴하는 법이다.

상대를 전에 없던 특이한 존재로 보게 되면 이해할 수 없는 간극이 생길 뿐이다. 쟤는 나랑 다른 존재니까. 하지만 보편인간이란 시각에서 보자면 결국 다 비슷하기에 한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나이가 먹어서 상실되는 특이성이라면 이걸 특정 코호트 세대의 특이성으로 볼 수 없다. 보편 인간이 갖는 나이대의 특이성에 가깝지. 한때는 특이했던 이들도 다들 그렇게 나이를 먹고 사회에 적응해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Z세대도 이러한 시각으로 아래 세대를 바라볼 것이다. 자신들이 어떻게 비춰졌는지 모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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