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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Mar 02. 2021

가계빚 증가는 빚투가 아니라 자영업자 부채의 증가다

폭증하는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우선 기사 하나를 보고 시작하자.
가계빚이 1700조가 넘었고 신용대출이 많이 증가했는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때문에 이렇게 올랐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다.



이런 내용의 분석기사를 읽을 때는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가?'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기사같은 경우는 읽다보면 마치 가계빚 1700조가 신용대출 때문인거 같다는 느낌이 들도록 쓰여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의도적으로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용어를 혼용해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저기서 가계빚이라 하는 것은 '가계신용잔액' 이야기한다. 신용이 들어가서 신용대출금액 처럼 보이겠지만 그게 아니라 신용대출+담보대출+기타 매출채권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항목에서 신용대출은 '기타신용잔액'으로 분류된다.

위의 기사는 신용대출로 돈을 빌려서 투자에 몰빵하는 경향이 있는데  때문에 가계부채가 급증했다는 논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만 얘기할거라면 기타신용잔액만 언급하면 될텐데 다른 항목인 가계신용잔액을 언급해서 사람들의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은행측의 얘기는 '투자를   신용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정도의 얘기다. 뭔가 명확한 데이터가 존재하는건 아니란 얘기다. , 빚투 때문에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기자의 추측이지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작년  해의 최대 이슈는 코로나였다는  잊으면 안된다.

참고로 작년 9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총대출(가계대출+개인사업자대출) 777.4조원으로 19  기준(685조원)보다  92조원 정도 증가했다. 그간의 증가추이와 12월부터 이전보다 훨씬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음을 고려하면 아마 연말 기준으론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 추정해볼  있다.

 중에서 사업자대출은 넉넉하게 잡으면  50조원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10 기준  42조원) 그러니까 판데믹으로 인해 순수하게 증가한 자영업자의 가계대출만  70 정도란 얘기다. 그리고  금액이 가계신용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 더해진다. 참고로 2019년엔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35조였음을 감안하면 두배가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증가한 가계신용잔액은  126조원이다.    70조가 자영업에서 발생한 것임을 감안하면 임금근로자에게서 발생한 가계대출 증가액은  50조원 정도. 임금근로자의 가계대출 증가분  다수는 기사의 분석대로 빚투일  있다. 하지만 작년의 가계대출 증가를 마냥 빚투로 분석하고 '대출 조여라!!'라고   없다. 추정치이지만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 70 이상 증가했고 이것이 임금근로자의 대출금보다 훨씬 금액이 큰데 이를 이렇게 분석하는 것은 너무나 임금근로자적인 시각이다.

작년 벌어진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 금액으로도 자영업자쪽이  크게 늘었지만 자영업자는 전체 근로자중 20% 불과하다. 80% 차지하는 쪽이 50조원 증가한 것과 20%쪽이 70조원이 증가한   정말 문제인 것은 어느 쪽일까? 당연히 후자다.

 나아가 개인사업자대출 50조도 개인부채로 포함해서 봐야 한다. 어차피 개인사업자대출의 주체가 자영업자 본인이기도 하고 폐업시 일시상환이 전제되어 있다. 코로나로 문닫는 판에 사업자대출로 빌린 돈이 갑자기 솟아나는 것은 아니므로 이건 결국 개인대출로 갈음하여 갚아야 한다. 그러니까  또한 폐업하면 개인대출로 전환될  있는 숫자로 봐야한다.

작년의 자영업자 폐업 통계를 보면 다른 해보다 폐업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 이건 자영업자들이 상황이 좋아서 폐업을 안한게 아니라 판데믹이란 재앙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억지로 버티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란 얘기다. 자영업자쪽에서 발생한 엄청난 부채 증가도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기인한다.

이런 상태에서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줄이려고 섣불리 접근하다간 지난 1 동안 매우 취약해진 자영업자들이 무너질  있는 사태가 벌어진다.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해서 그저 무작정 '위험하다 위험하다' 외칠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가 늘게  맥락을 생각하고 이해해야 한다. 작년은 정말 어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를 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계 대신 국가가 부채를 과감하게 늘리는 방법 뿐이다. 작년에 자영업자 대상의 지원은 주로 대출 연장과 추가로 대출을 늘려주는 조치였다. 영업제한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아니라 개인에게 빚을  지라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급격하게 부채가 증가한 것이다.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업제한 보상금을 국가가 지불하는 형식으로 나가야만 한다. 재난지원 같은 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가 아니라 말이다.

물론 기사의 분석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없다. 기타신용잔액의 2020년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은  58. 굉장히 많은 금액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고 투자붐이 영향을  것도 사실이지만 이걸 전부 빚투로 보기엔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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