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만두에서 비비고까지, K-만두의 이유
한 주 쉬고 온 이번 주의 돈슐랭은 K-만두 얘깁니다.
우리나라의 만두 산업은 1980년대가 다 했습니다. 천일식품이 80년에 냉동만두를 판매하기 시작한게 시초고 87년에 고향만두가 등장했거든요.
80년대에 빠르게 만두가 산업이 되었던 건 단순한 이유 때문입니다. 80년대에 냉장고의 보급이 완료되었거든요. 79년에 가구당 0.49대였던게 10년 후인 89년엔 1.03대를 기록합니다. 그 이전엔 냉장고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탄생조차 할 수 없었던 상품이 냉장고의 빠른 보급세에 맞춰서 등장할 수 있었던거죠.
고향만두는 등장 하자마자 그 시장을 평정한 상품인데요. 일단 당시 기준으로 피도 얇고 속도 꽉 차고 맛있었다는 것이 시장을 평정한 이유 중 하나인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저는 맛 외에 시장을 장악한 결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유통망의 차이라 봅니다. 80년대 기준으로 냉동 소매 유통망이 가장 탄탄하던 곳이 해태제과였거든요. 70년대부터 부라보콘, 바밤바, 누가바, 쌍쌍바, 폴라포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당대 최고의 아이스크림 기업이 되었던 곳입니다.
당시 수준으로 가장 우수한 상품을 가장 탄탄한 유통망에 얹어 판 것이니 폭발적으로 팔려나갔고 1등 브랜드로 완전히 각인되면서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마태효과가 발생한거죠. 식품이란게 한번 먹기 시작하면 관성이 생기는 법이니까요.
그 관성으로 고향만두가 참 오래 갔습니다. 그 사이에 고향만두만큼 맛있는 만두가 없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나름대로 특색 있고 맛있는 만두들이 있긴 했어도 헤게모니를 바꿀 수준은 못됐던 거죠. 시장 자체도 큰 변화가 없었고요.
이러던게 97년 외환위기로 자금난을 겪다가 2000년에 해태제과가 부도 나면서 상품개발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게 됩니다. 2005년에 크라운제과가 인수를 하긴 했지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줄이고 회사 통합하느라 상품개발이 제대로 이뤄질리도 없었고요.
그러다가 비비고가 등장한거죠. 비비고는 충분히 만두시장의 헤게모니를 바꿀만한 상품이었습니다. 기존의 만두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면서도 만두소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였거든요. 덕분에 시장 1위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이 시장의 사이즈를 비비고가 키워가는 모습을 보였던거죠.
그렇게 비비고 덕분에 만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식이 되었습니다. 본 영상에서 언급했듯이 국내 만두시장 전체 규모가 5500억원 정도인데 비비고가 작년에 해외에 판 만두가 6700억원 정도거든요.
여러모로 대단한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H1HI7Za3D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