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는 정보의 질을 판별할 능력이 없다
사람들은 대체 왜 가짜 정보에 속을까?
예전부터 굉장히 많이 고민했던 주제다.
내 눈엔 너무 얕은 수법의 스캠인데 거기에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은 거다.
이xx이 네이버 블로그를 중심으로 난리를 치고 또 그걸 좋다고 존경합니다 라고 댓글러시가 달리는 걸 볼때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xx이 그 당시에 썼던 글을 보면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고 투자에 관심을 가져 돈을 벌었다며 비싼 차와 집, 돈을 인증하는게 컨텐츠의 전부였다. 여기에 누가 봐도 네이버에서 검색으로 긁어온 금융정보에 대한 내용을 덧붙여서 마치 경제, 금융 컨텐츠인양 포장하고 있었고.
조금만 알아도 그 글이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거기에 속아 넘어가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거다. 뭐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왜 이런 얕은 수법에 속아 넘어가는거지?
박xx이 독서를 통해 뛰어난 투자자가 되었다고 신문에 이름을 올릴 때도 똑같았다. 인터뷰에서 추천 도서 리스트를 올렸는데 내가 보기엔 그 리스트는 책을 읽는 사람의 리스트가 아니었다. 나는 그 리스트에 오른 책의 1/4 정도를 읽어봤었는데 투자 인사이트를 위해서 권하기엔 무리수인 책들이 많았던거다. 그건 그냥 사람들이 이름은 들어봤지만 실제로 읽지는 않을 책의 리스트였다. 여기서도 또 이상하단 느낌이 바로 오는거다.
이 외에도 세상엔 가짜 정보와 루머가 많다. 이 가짜 정보와 루머는 매우 훌륭한 '이야기'다. 썰로서는 굉장히 말이 되기 때문에 갖다 붙이기에 쉽다. 우리가 사짜 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 썰을 어떠한 사건의 '원인'이라고 제시한다. 그리고 의견 정도로 제시하는게 아니라 강하게 단언한다. 봤죠? 제 말이 맞죠? 조금만 깊게 생각하고 직접 자료를 검색해보면 금방 논파가 가능한 이야기인데도 사람들은 이걸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해가 안갔다.
사실 이 문제의 원인은 비전문가는 전문가와 정보의 가치를 판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 사람의 말이 어느 정도로 가치 있는 정보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 대해서 일정 이상의 제대로 된 지식이 필요하다. 이게 없기 때문에 비전문가들은 전문가를 몰라보고 가짜 정보와 루머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꽤 예전에 아는 분께서 나에게 화폐전쟁이 너무나도 훌륭한 책이며 우리가 몰랐던 경제현상과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추천하셨던 일이 있다. 나는 무역과 경제, 금융을 공부한 사람이고 그 분야의 책도 읽어왔기에 화폐전쟁이 절대 좋은 책이 아님을 알았다. 그 분은 경제분야에서 읽어본 몇 안되는 책이 그거였다. 바로 그 차이다.
매경 기고에 이 주제를 담았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3/291454/?sc=3050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