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와 맥도날드로 본 1위의 법칙
이번 편은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대한 내용입니다.
국내에서 햄버거 시장을 개척한 곳은 바로 롯데리아입니다. 1979년에 롯데백화점에 1호점을 차린게 그 시작이죠. 롯데리아가 국내에 제대로 된 햄버거를 처음으로 소개한겁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햄버거는 어육과 전분으로 만든 패티를 넣은 버거인데 롯데리아는 진짜 고기로 만든 패티를 썼으니까요. 옆나라 일본에서 1969년에 외식업 개방이 이뤄지고 70년부터 KFC, 맥도날드가 차례로 들어섰으니 72년에 세워진 일본 롯데리아가 경쟁하려면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안됐죠. 그 덕분에 국내에 진입할땐 경쟁력이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었던 겁니다.
영상에서도 언급했듯이 당시로선 롯데리아와 경쟁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모든 기업들이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버거킹, 웬디스, 맥도날드, 하디스 등등요.
여기서 롯데리아는 선발주자의 이점이 있었죠. 적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 롯데리아는 햄버거를 제대로 접하게 해준 첫 브랜드였기에 맥도날드에 버금가는 브랜드란 인식이 형성되었죠. 게다가 후발주자들이 80년대에 진입하기 시작한터라 선발주자가 누릴 수 있는 시간적 격차도 있었습니다.
반면 후발주자는 점포전략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맥도날드가 햄버거 업계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맥도날드가 매장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걸로 점포를 관리하기 때문이었죠. 맥도날드가 너무나도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이 시스템을 따라한거죠.
그러다보니 국내에 진출해서도 매장을 소유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했는데 당시엔 외국기업의 직접 진출이 막혀 있었다는게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내국인과 합자회사를 차리지 않으면 안되었고 투입자본에도 한계가 명확해서 확장하는 속도가 정말 느렸습니다. 그 사이 롯데리아는 가맹 시스템을 통해 점포수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갔고요.
또한 롯데리아는 지금도 그렇지만 신제품 개발능력이 정말 훌륭합니다. 이게 강점으로 작용해서 데리버거, 불고기버거, 라이스버거 같은 초대박 상품을 내면서 다른 경쟁자와 완전히 차별화 할 수 있었던거죠. 이게 롯데리아가 국내에서 1위를 한 비결입니다. 그런데 이 강점이 2000년대 중반부터 발목을 잡기 시작합니다.
롯데리아는 기존의 버거와는 다른 새로운 버거를 잘 개발하는게 장점인데 특색있는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치중하다보니 이색상품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거죠. 특히 프랜차이즈 버거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현상은 본격화 되었습니다.
이게 롯데리아의 비용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기존에 사용하는 패티와 버거번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맥도날드나 버거킹과는 달리 롯데리아는 신제품마다 새로운 패티나 번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다품종을 생산하면 생산효율이 하락하고 생산비용은 높을 수 밖에 없죠. 이 분야의 끝판왕이 버거킹입니다. 와퍼 패티 하나로 10가지가 넘는 와퍼를 찍어내고 있거든요.
실제로 당장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메뉴를 서로 비교해보시면 감이 잡힐겁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롯데리아의 버거메뉴는 18개, 맥도날드는 19개인데요. 사용하는 패티의 가짓수는 롯데리아가 훨씬 많습니다. 대략 10가지 패티를 쓰고 맥도날드는 6개쯤 씁니다. 생산효율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거죠. 이 차이가 매출원가율 60% vs 40%라는 차이로 영향을 주는 겁니다.
이 때문에 롯데리아는 잘 만든 버거라도 다른 곳에 비해 쉽게 단종시키는 거고요. 그 메뉴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 또한 높은 원가율 때문에 가격에 비해 햄버거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요. 실제로 롯데리아가 본격적인 악평을 듣기 시작할때 나온 비판이기도 합니다.
2000년대 중반에 닥친 햄버거 업계의 불황에서 롯데리아도 부진을 겪었는데 이때 매장수를 늘려나가는 전략을 택합니다. 덕분에 751개였던 매장수가 1300여개가 되었고 매출도 크게 증가하여 부진을 탈출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표면적인 개선일 뿐 더 심각한 구렁텅이로 빠진 원인으로 봅니다.
햄버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때 점포수를 폭발적으로 늘린게 아니라 정체되었을때 늘린겁니다. 즉, 이전이라면 내지 않았을 곳에도 점포를 낸거죠. 이러면 당연히 총 매출은 증가하긴 합니다만 내부적인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양적 성장을 추구하니 소비자들의 선호는 더 하락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차라리 2000년대 후반에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게 좋지 않았을까 라는 의견입니다.
이 때문에 롯데리아가 쇠락하고 있는 거죠. 사실 맥도날드가 롯데리아를 추월한 것도 롯데리아의 쇠락 때문입니다.
2010년대 후반에 롯데리아가 내놓은 신제품을 보면 원래 강점이었던 신제품 개발 능력도 여전합니다. 이걸 바탕으로 좀 더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본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https://youtu.be/ChhZbgd1nw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