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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준 May 24. 2021

마켓컬리의 미래와 전망

점진적인 차별화의 상실과 동질화



카톡으로 전달받은 마켓컬리의 기사.

마켓컬리에서 가전리빙 페스타를 진행하고 여기에서 LG전자의 대형가전도 판매된다는 소식이다. 그냥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는 무난하고 평범한 기사지만 조금 다르게 보이긴 한다.

 

마켓컬리의 주요 판매 상품인 식품군과 달리 리빙, 가전 등은 단위당 가격이 매우 높다. 이건 그만큼 더 높은 매출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마켓컬리 측에서도 이 매출 증대에 포커스를 맞춘게 아닌가 싶다. 할인쿠폰과 적립금에 할인율을 감안하면 역마진으로 추정되는 상품들이 제법 보이니 말이다.


마켓컬리 홈페이지에서 현재 진행중인 이벤트란을 가봐도 기존의 주력상품보다는 가전을   전면에 내세웠음이 보인다. 예전부터 프리미엄 식품 온라인 유통기업에서 종합 라이프 스타일 유통기업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시도가 목격되긴 했지만 이번 이벤트에서 그런 면모가   부각이 되는 느낌이다.

멀티팩터 중에서


작년에    멀티팩터에서 마켓컬리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적이 있다. 분석의 말미엔 기업의 향후에 대한 전망을 덧붙였는데 사실 전망은 자주 틀리는 경우가 많아서 의미는 없다. 전망의 기본 가정이 변화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책에서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단언하는게 아니라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마켓컬리는 그 기본 가정이 크게 변하지 않은 기업에 해당한다. 저 내용을 쓸 당시(2019년)에 내가 예상했던 방향은 '물류망에 올릴 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고 그러다보면 일반적인 상품도 취급하게 되기에 차별화의 요소가 감소한다. 그래서 갈수록 PB상품도 늘려가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였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현재 정말로 그쪽으로의 움직임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위의 기사에도 나온 LG가전제품을 컬리에서도 판매한다는게 결국 그런 움직임의 일환이기도 하고 말이다.


컬리는 작년에 엄청난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9530억원으로 2019년에 4259억원을 기록했으니 2배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은 감소하기는 커녕 소폭 더 증가했다. 작년의 매출이 코로나 특수라는 예외적인 상황 덕분이었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어떨지 쉽게 장담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또한 마찬가지다.


컬리는 어느 유니콘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늘 고성장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과 잠재력을 전면에 내세워온 기업이다. 바로 이 때문에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용납이 되어 온 것이다. 하지만 이 성장성을 계속 증명해내지 못할 경우 결국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온 영업손실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이런 기업들은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진행하는 리빙가전 페스타 또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떻게든 매출이란 숫자는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될수록 기존의 전망으로 계속 고착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좀 더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품을 취급할 수밖에 없게 되고 차별화보다 동질화가 이루어지면서 별 차이를 드러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쿠팡, SSG, 네이버쇼핑 등이 존재하고 포지션을 강화해 나가는 와중에 과연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이 가능할지 나는 의문을 가진다. 규모의 확장에서 동질화는 필연적이기에 갖는 의문이다.


물론 내 글을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내가 컬리에 대해 전반적으로 밝은 전망을 하지 않는 사람이란 것을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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