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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리 Feb 03. 2021

살면서 꼭 기억해야 할 '죽음'에 관하여

죽음을 바로 보았을 때, 당신의 오늘이 특별해진다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임을 밝힙니다.


죽음은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가장 먼 곳에 두고 싶어하는 존재다. 나의 죽음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란 건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다. 항상 우리의 곁을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죽음을 마냥 외면하는 것이 정답일까?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다. 사실 책을 읽어보기 전 제목만 봤을 땐, 그림과 예술가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히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이 책은 다른 어떤 책보다 죽음에 관해 깊고 열렬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죽음에 관해 ‘열렬하게’ 이야기한다는 말이 일반적으로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죽음과 열렬함, 이 두 단어가 충분히 서로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과 달라붙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책은 24점의 명화들과 그 작품들을 그린 24명의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에드바르 뭉크, 프란시스코 고아, 오귀스트 로댕, 알브레히트 뒤러, 장-프랑수아 밀레, 자크-루이 다비드 등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하고, 혹은 작가의 대표작까지 쉽사리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전부 저명한 화가들이다. 이들에게는 유명세 외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삶 속에서 죽음을 경험하고 표현했다는 점이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리아 뭉크의 죽음을 겪으며 그들을 피어나는 꽃송이들 사이에서 평온하게 잠이 든 얼굴로 그려냈다. 반면 페르디난드 호들러는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많이 겪고 난 후, 죽음을 검은 망토를 두르고 갑작스레 평범한 이에게 찾아가는 두려운 존재로 그렸다. 이처럼 이 책의 예술가들은 자신이 직접 겪고 느낀 죽음을 그림에 담아냈다. 혹은 프레더릭 레이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시신 위에서 화해하는 캐풀렛과 몬타규>(1850)과 같이 이름난 기존의 이야기들 속의 죽음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죽음이라는 하나의 소재가 얼마나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표현되고 기억될 수 있는지를 넘어, 이러한 죽음들을 통해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을 인식하고 자각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으며, 죽음을 통해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일상을 살아가면서는 쉽게 떠올리거나 고민해보기 힘든 문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자신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그마한 물음표 하나에서 시작해 자신의 전반적인 일상과 더 나아가 일생을 한번쯤 돌아보게 한다.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고민과 깨달음은 습관처럼 살아내던 일상이 갑자기 다르게보이도록 만든다. 일상이라는 잔잔한 호수의 표면에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라는 돌 하나가, 물수제비가 되어 여러 차례 일상이라는 호수에 파문을 남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단조로워지고 때로는 지겹게 여겨지는 요즘의 삶, 이러한 삶 속에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 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죽음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삶의 뒷면에 존재하며, 우리의 삶은 분명한 종착지를 가지고 있고 그 마지막이 언제 닥쳐올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에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기쁘게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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