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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스텔블링크 Apr 10. 2021

스웨덴 외딴섬 1인 국제영화제

어스름한 새벽녘 

매서운 바닷바람

파도...

보트 한 대가 쏜살같이

파도를 가릅니다

제비처럼 튀어 오르는 바다 물결이

전해주는 바이킹의 삶이 

하얀 기포에 녹아

바람을 타고 귓가를 스칩니다.

그렇게 보트는 어딘가를 향합니다.

저 멀리 작은 돌 섬이 보입니다.

이윽고

섬에 다가 갑니다.

한 사람이 섬에 내리자

보트는 미련없이 돌아갑니다.

이곳엔 아무도 없습니다.

전화도,

가족도,

친구도 없습니다.

극한의 고독감

...

이곳에서는 아무도 내가 뭘 하는 지 모릅니다.

할 수 있는 건 60개의 영화 감상

그렇게

스캔디네비아 반도 지역 최대의 영화제, 

예테보리 영화제 Göteborg Film Festival 가 시작됩니다.

아무도 없는

외딴 섬 Pater Noster에 

단 한 사람의 영화애호가만 초대해서

7일동안 

60개의 단편 영화를 볼 기회를 줍니다. 

1만2천명이 응모했고,

그 중 한 사람이 선택되었습니다. 

리사 엔로쓰 Lisa Enroth

지난 주 까지만 해도

그녀는

스웨덴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던 간호사입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바다 한가운데 외딴 섬에서

네 목소리 조차 메아리로 전할 길 없는 

이 적막감을 벗 삼아

일주일의 시간을 보냅니다. 

영화는 등대 탑 안에서 상영합니다. 

그녀의 일주일의 시간을 보낼

새 보금자리입니다. 

푹신한 침대와 맛있는 음식이 있어 

마음이 즐겁습니다.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한 머리 속 쭈삣함을 경험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돌아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매일 밤 겪는 칠흙같은 어둠의 섬찟함,

그리고 바람이 전해오는 낯 선 소음들이 

잠을 설치게 합니다. 

자신이 원치 않는 고독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들의 고립됨으로 겪는 엄청난 고통의 무게를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 주일을 보내고 리사는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일주일간 보낸 그 섬이 알려 준 삶의 지혜는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늘 가던 길

늘 만나던 사람

늘 먹던 음식

늘 쓰던 경험의 이기들, 공기청정기, TV, 노트북, 스마트폰, ...  

일주일의 시간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무언가를 경험하며

나를 돌아 볼 시간을 가져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저에게도 새로운 버킷 리스트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출처: youtu.be/8hcSAya7v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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