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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스텔블링크 Apr 11. 2021

열악한 근무환경, 코로나병실 간호사의 퇴직

시장조사기관 갤럽이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조사에서, 정직성과 윤리성 기준에서 간호사 직업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직군은 자동차 영업직원이었네요 :)

출처 : news.gallup.com/poll/274673/nurses-continue-rate-highest-honesty-ethics.aspx 

오늘도 코로나19 환자분들의 건강회복을 위해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그리고 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다른 의료진들.  그분들의 헌신에 항상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코로나19 중환자실 근무중이던 한 간호사분이 최근 간호사 일을 그만 둔 심정을 담담히 담아 낸 VLOG가 눈에 밟힙니다. 

레이첼 엘스워스 Rachel Ellsworth.  그녀는 지난 12년간의 간호사 경력중 10년을 중환자병동 ICU에서 근무해 왔습니다.  그녀는 지난 12년동안 날마다 "오늘도 생명을 구하러 가자" 라는 다짐을 하고 병실에서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레이첼은 최선을 다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노력을 하였지만, 때에 따라서는 환자가 "평화롭고 품격있는 죽음"을 맞는 순간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2020년 봄, 코로나19 전염병이 시작되자 그녀와 그녀의 병원 동료들은 환자를 구하는 노력에 집중하기 위해 따로 아파트를 구해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도 같이 고민했습니다.  그 해 여름 상황은 악화되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했습니다.  그리고, 레이첼은 중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2020년말, 한 코로나19 중환자가 제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고 레이첼에게 애원할 때, 그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했습니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지만,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의 죽음 앞에는 품격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 일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습니다.  너무도 충격적인 상처였습니다.  그후 몇달동안의 고민 끝에 그녀는 간호사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2021년 2월호 Journal of Health Policy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간호사 직을 그만두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번아웃 Burnout' 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17년 간호사 직을 그만 둔 전직 간호사 41.8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0% 이상이 스트레스가 심한 근무환경과 부적절한 인력배치 등으로 인한 '탈진  burnout'을 사직 사유로 들었습니다.  2019년 미국에서 재직중인 간호사 수 3백만명인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폭증하는 환자 수에 비해 간호사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레이첼은 간호사 이기 이전에, 매일 머리를 빚어 달라고 하는 사랑스러운 딸과 귀여운 아들의 엄마입니다.  높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지만, 논스톱으로 일해야 하는 간호사 업무는 가족을 위해 써야 할 시간을 갖지 못하게 합니다.  간호사 일을 그만 둔 레이첼.  "엄마가 간호사 일을 그만 두니까 좋니?" 라는 질문에 그녀의 10살된 딸 브리짓이 한 답변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습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좋은 이유는 엄마랑 집에서 더 오래 오래 같이 지낼 수 있으니까요. 안 좋은 이유는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니까요" 

레이첼은 처음 깨달았습니다.  그녀의 딸이 간호사로서의 엄마를 정말 자랑스럽게 여겼다는 걸.  간호사, 의사, 그리고 모든 의료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자신과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날이 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레이첼과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출처 : edition.cnn.com/videos/health/2021/02/16/covid-19-nurses-quitting-job-stressed-orig-kj.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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