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궁금해하지만 5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by 담화
#21. 미주알고주알


엽편이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점차 캐릭터가 쌓이고 전사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굳이 생각하지 않았던 인물 하나하나의 뒷이야기나 설정이 추가되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수하 같은 경우는 사실 원래 다른 단편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다른 인물들에 비해 배경 서사가 좀 있는 편입니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인물들에게 자신의 어떤 면을 조금씩 투영하게 마련이라고 하죠.

수하가 저한테서 가져간 것은 ‘편집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개념 같은 것이에요. 저는 10대 때부터 편집이라는 일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편집은 정말로 모든 분야에서 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내세울 수준은 되지 못하나 공부를 오래 하면서 편집의 무서움과 한계에 대해서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편집을 좋아합니다. 세상 많은 이들의 가치관과 취향이 살아있는 온갖 편집본을 감상하는 일을 즐깁니다.


#22. 천진난만


우리말에는 유난히 외국어로 옮기기가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이 혼재되어 있는 말이 많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애잔하다, 처연하다, 앙증맞다... 뭐 그런 말들이요. 그중에서 최고봉은 아이들에게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랑스러운 어감을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이게 내 한계구나, 절감할 수밖에 없었네요.


#23. 고유하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어른에게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타인의 평가에 무덤덤해지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요(사실 지금도 완벽하게 극복했다고는 말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흐린 눈 하고 못 본 척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순간을 견디고 넘어갔을 때 나를 흠집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의 *2배쯤 되는 우군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니크해지는데도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군요....


#24. 편집


비슷한 결의 단어들이 계속해서 등장한 것을 보면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신기할 정도로 이맘때 뭔가 그런 쪽에 마음이 쏠려 있었던 것 같네요... 사실 여기서 보이는 제 모습도 대부분 한쪽 방향으로 편집된 모습인 거죠.

우리는 자신의 편집본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을까요. 버전은 몇 개나 될까요. 그런 생각을 해 보면 절로 ‘...’한 기분이 됩니다.


#25. 능통하다


이 표제어를 붙이는 데 약간의 고민이 길었습니다. 이야기는 쉽게 나온 편이었는데 아무리 해도 ‘프로페셔널하다’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전문적이다’라고는 절대 쓰고 싶지 않았고. 온갖 단어들을 휘갈겨 썼다가 벅벅 지우고(저는 수기 작업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심지어 함께 글 쓰는 친구에게 조언까지 구했다가 아주 난리를 쳤는데도 결국 100%짜리를 찾아내지 못했어요. 프로페셔널하다는 말에는 관습적으로 모두가 합의하는 함의까지 들어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단어가 잘 안 찾아지더라고요.


실력은 꽤 괜찮은데, 태도가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사람들을 꽤 많이 봐서... 한 번쯤 은근슬쩍 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아주 그냥 대놓고 훈계를 늘어놓는 꼰대 ‘선배’가 잠깐 등장하는데, 그건 사실 저의 아바타나 마찬가지입니다... (쭈글)


사실 원래는 5회차마다 쓰는 이 짤막한 후기글은 연재 외 요일에 업로드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그냥 월요일에 올렸습니다! 한번쯤 날로먹기 해보고 싶었거든요(파워당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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