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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da Jun 02. 2022

브런치 작가가 되기까지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또 지금의 나에게 

내 생각과 내 말과 내 글과 나와 나눈 대화, 또 나의 눈물, 웃음, 기쁨, 화, 짜증, 절망 같은 감정,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의 시간들과 나의 무감각, 무감정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일기장에, 몇 권의 수첩에, 노트북에, 중학교 시절 국어 노트에, 보내지 못한 편지에, 라디오에 보낸 사연에,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모두 글자화 되어 흩어져 있다. 적는 행위가 마구 좋다고 느껴지거나 내 삶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해 본 적 없을 때부터 나는 어딘가에 긁적였던 것 같다. 내가 중학생이 되었다며 친언니가 일기장을 선물했던 그때 즈음부터 긁적임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작은 책장 맨 아래칸, 책장이 식탁과 붙어있어 발견하기 어렵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 꽂혀 있다. 최근에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았는데, 너무나도 솔직하고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마치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읽는 내내 많이 웃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진지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내가 보기엔 마냥 웃기고 귀여웠다.



01. 작가소개

작가님이 궁금해요.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_저는 결혼 4년 차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3년 차인 서른아홉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의 일상을 건강하게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브런치에 기대 보려 합니다. 제가 가진 어떤 품, 표정, 목소리, 마음들을 내어주는 글을 쓰려합니다. 그것으로 읽는 사람이 편안해하면 그 에너지로 저는 충분히 건강한 일상으로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02. 브런치 활동 계획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브런치에서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_눈을 떠서 하루를 생활하고 잠들 때까지 제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어딘가에 쌓여있고 쌓입니다. 그것이 과거에 경험한 어떤 사건이 될 수도 있고, 영화나 음악, 책이 될 수도 있어요. 나라는 프레임을 거쳐 그것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나의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작성한 브런치 작가 신청서이다. 신청서와 함께 내 브런치 첫 번째 글인 '오래된 정원'을 첨부하였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많았다. 왜 그리도 힘들었나. 천성이 슬프고 우울한가 싶다가도 아이를 향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네 덕분에 엄마가 자꾸만 예뻐진다고 말하는 나를 떠올리면 또 아닌데 싶었다. 한 달이 넘어가도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즈음 '무르무이'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 최예지 님이 이끄는 '책모임'을 하게 되었다. 2월 17일부터 시작해 6주간의 기적의 시간 동안 5권의 책을 읽고 페이퍼를 작성하고 줌을 통해 2시간 혹은 더 긴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님이 정한 '엄마로 시작해, 나로 끝나는'이라는 책모임의 큰 타이틀은 내게 멋진 슬로건이 되어 있다. 그 마지막 모임 때, 브런치를 해보라는 작가님의 아주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고 그 당시 나는 아주 소극적인 수락으로 반응했지만 지금의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책모임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서 이뤄진 일이다. 내겐 경이롭고 감사한 일이다.   


'마흔 살'은 내가 꿈꾸던 나이였다. '수줍고 예민하고 무기력했던' 고등학생 때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자주 "빨리 마흔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땐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해져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왜 하필 꼬부랑 할머니도 아니고 마흔이었을까? 그 시절 내 엄마가 40대여서, 철없는 그때의 내 눈엔 엄마가 마냥 편해 보여서 그랬을까? 잘 모르겠다. 아무튼 17세의 '옛날의 나'에게 바라오던 미래가 머지않았다. '지금의 나'는 곧 마흔이 되니까. 꿈꾸던 나이를 앞두고 '그때의 나'에게 브런치 작가라는 작은 선물을 해주면 기뻐할까. 마흔이 되어서 편안해지진 않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내 브런치를 읽는 모르는 이가 편안함을 느끼거나 혹은 일상에 작은 쉼표가 되었다면 나에게 보이지 않는 어떤 파장을 줄테고 실로 큰 에너지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바란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나의 글자들이 여기 브런치로 모두 모여 다시 좋은 글들로 탄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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