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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의 빛글 Feb 16. 2016

세상이 변했다.

#이별연습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몇 년만에 걸려온 전화다. 받고 싶지 않다. 마음이 심란하다. 

남편에게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은 여자는 제정신이 아니다. 

돌봐야 할 자식이 있고, 남 앞에 서는 일을 하는 여자는 제정신인 것처럼 버틸 뿐이다.





시간 간격을 두고 또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기를 들어 받아본다.

"오랜만이네. 전화통화하기 힘드네. 한번 놀러와. 잘지냈어? 어떻게 지내?"

계속 질문을 해온다.

"응. 난 잘 지내지"

.

.

.

둘 사이는 오래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가까운 친구는 아니었는데, 25살 때 노량진 일본어 학원에서 수강생으로 재회하고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친구는 그렇다. 아주 오랜만에 몇 년만에 만나도 그 시절의 추억과 감성을 나눈터라 지금도 만나면 아련하다. 맘편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거다. 

말끝에..





"우린 헤어지기로 했어. 그 사람이 헤어지기를 원해. 난 붙들 힘이 없어! 너무 완고해"

"휴.. 내가 그 얘길 들을려고 오늘 전화를 했구나. 얼마나 됐어?"

"만난지는 2년 반, 이렇게 합친건 1년이 넘었지. 애들 데려오고 합치기 전에도 가까이 지냈지."

"그런데, 왜 헤어지쟤?"

"자유를 달라고 하는데, 자유가 아니라 이혼을 원하는거야. 내가 자유를 준들 언제 돌아올지 모르고. 자유를 준다해도 아내가 있는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자유스럽지 않겠지. 정말 편하게 아무나 만나고 싶대. 솔로라면 그 어느 누가 다가와도 견제하거나 거부할 필요가 없잖아. 결혼은 그 사람에게 굴레가 되는거지. 난 헤어지기 싫어. 그런데 그는 이미 마음이 떠났어."

"맘 떠난 사람 붙들지 마. 그거 아무 필요 없다?. 니가 세상물정 몰라서 그래. 드라마속 얘기가 현실이야. 친구야! 요즘 드라마 제목이 '사위의 여자' 이런 것도 있어. 사람들 이혼? 그거 다반사야! 한번하면 어떻고 두번하면 어때? 너야 힘들겠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다? 유책배우자들 보잖아? 미안해하질 않아! 너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아니? 요즘 사회가 그렇더라. 우리때랑 달라. 그리고 너처럼 순수하거나 고귀하지 않아. 그냥 보내줘. 힘들겠지만, 그런 사람은 그냥 그렇게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돼. 보내줘."




이런 얘길 들어도 여자는 남자를 미워할 수 없다. 미워지지 않는다. 원망스럽지 않다. 그냥 아플 뿐이다. 

여자가 버틴다고 행복하겠냐? 둘 다 상처를 주고 그 상처가 곪을텐데, 곪기만 하겠냐? 곪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될거다. 남자가 미워졌으면 좋겠다. 차라리 증오라도 남으면 훌훌 털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정말 요즘 세상이 그렇다면, 남자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그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게 뻔한데.

가족중심에서 한 남자만을 바라보고 살려는 여자의 충성은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베테랑의 먹잇감이 되지 않을려면 여자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여자는 여태껏 사랑받지 못하고 산 것이 스스로 자학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어리석게도 사랑은 주는 것이라는 최면을 걸어놓고 산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스스로 더 사랑하고 세상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여자는 한 남자의 인생에 날개를 달아준 것에 대해 한 영혼이 살아난 것에 대해 그저 자기 소임을 다 한 것이다.


-HealerLee-

-사진출처 (http://fb.com/jaeg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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