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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연 the dawn Jul 30. 2020

설레임이 사랑일까 -3편

익숙한 사랑과 현실을 사이에 둔 결혼앞에서의 망설임

언제나처럼 희연은 연우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아침부터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고 연우가 좋아하는 된장찌개와 간단한 음식들을 해주었더니 은근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연우는 매우 기쁜 얼굴로 식사를 했다. 한주 동안 밀려있던 빨래를 세탁기에 넣어 돌린 후 내일 출근할때 입을 옷을 골라 꺼내놓던 희연은 문득 새로 온 팀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왠지 신경쓰이네?'

희연은 갖고있는 옷중에서 제일 무난하고 평범해보이는 진회색 치마정장을 입기로 결정하고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왠지 그가 관심을 보여오는듯한 느낌이 불편했다.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고 회사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새로 온 팀장은 이미 출근해서 미팅을 하고있는 듯 했다. 어제 좀 피곤했던 탓인지 커피향이 더 진하고 향긋하게 느껴졌다. 한주동안 회사에서 별일은 없었다. 새로 온 팀장, 성현도 본인 일에 열중할뿐 별다른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괜한 착각이었나보다.'

입사한지 삼년이 지나서인지 한주가 아주 빠르게 지나갔다. 매일 반복되는 회사일은 이제 익숙해서인지 그다지 스트레스도 느껴지지 않았다. 출근시간이 가까워오자 부장님이 오셔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자, 다음주에는 우리 새 팀장을 맞는 회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다들 시간 맞춰보고 날짜를 결정해서 알려주세요. 장소는 늘 가던 회사앞 호프집이 어떨까요?"  

"네, 좋아요."

"희연씨는 언제가 좋아?"

"전 아무때나 괜찮아요. 아, 금요일은 아니었음 좋겠네요."

회사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회식날짜는 수월하게 목요일로 정해졌다.


언제나처럼 희연은 퇴근 후 연우를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왠일이야? 자기 양식 별로 안좋아하쟎아?"

희연이 묻자 연우는 멋쩍은듯 대답했다.

"자기가 좋아하쟎아."

둘은 다음주에 있을 희연의 회식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데 말이야."

연우가 어색하게 말을 걸어왔다.

"우리 이제 천천히 결혼준비하는건 어떨까?"

"....."

희연은 조금 당황해서 잠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좀 멋쩍어서 프로포즈 이런건 잘 못하겠구. 대신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

그는 가방에서 작은 종이가방을 꺼내어 희연에게 건넸다. 희연이 앞에 놓인 선물을 천천히 열어보니 귀금속상자가 들어있었다.

"이게 뭐야?"

"목걸이야. 니가 하면 이쁠거같아서."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14k 목걸이였다.

"예쁘다~!"

"커플링은 있으니까 결혼반지는 천천히 준비해도 될것 같아서."

그의 프로포즈가 갑작스러워 당황스럽긴 했지만, 평상시에도 둘은 언젠가 결혼을 해도 좋을것 같단 이야기를 주고받은적이 있었다.

"어, 그래."

희연은 그가 프로포즈선물을 해준것에 내심 고마웠다.

"천천히 준비해보지 뭐."

"내가 줄께."

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예쁘네."

연우의 말을 들은 희연은 가방 안의 거울을 꺼내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다.

"예쁘네~! 고마워."


오늘은 연우의 집에 가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기로 했다. 프로포즈를 받아서인지 왠지 어색했지만, 함께 쇼파에 앉아 영화를 볼때에도 전에 없던 묘한 설레임이 생겨났다. 맥주도 영화도 달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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