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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현 Jun 01. 2022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한 생각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게, 오랫동안 일 하면서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8년이 넘어서야 결국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주제는 ‘자유’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습니다.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느냐에 대한 문제이니까요. 츠타야 서점을 만든 컬쳐컨비니언스클럽(CCC)의 CEO 마츠다 무네아키는 자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본능이나 욕구에 현혹되지 않고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 무엇이 ‘의무’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따르는 것이 자유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자유가 냉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런 의미에서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다가가려면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책 <지적자본론> 27p


     직업의 선택에 있어서 자유란, 그저 마음의 끌림을 따르는 일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고민의 과정을 거쳐 발견하게 된 자신의 의무를 의지적으로 선택하는 것을 자유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오랜 세월에 걸쳐 가장 소중히 여겨온 것은(그리고 지금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나는 어떤 특별한 힘에 의해 소설을 쓸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라는 솔직한 인식입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그 기회를 붙잡았고, 또한 적지 않은 행운의 덕도 있어서 이렇게 소설가가 됐습니다. 어디까지나 결과적인 얘기지만, 나에게는 그런 '자격'이 누구에게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어진 것입니다.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58p


     우리는 보통 직업에 대해 고민할 때 개인적인 흥미와 적성에만 골몰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위의 두 이야기는 자기 내면의 것들과 맞닿아 있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직업적 의무와 기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직업은 취미와 다릅니다. 사회적인 필요, 돈과의 교환가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지요.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 직업에 대한 본질은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 뒤에 가려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직업인으로서의 꿈'을 발견하는 일을 마냥 이상적이고 실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기곤 하는 것이죠.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해서,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요즘 김호 님의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의 조언을 따라 지금까지 살면서 해왔던 경험, 가져왔던 관심, 알게 모르게 쌓아온 사회적 증거, 주변 사람들의 평가 같은 것들을 샅샅이 모아 보면서 저에게는 어떤 직업적 욕망과 기회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저자는 설사 나중에 바뀌더라도  내 삶의 욕망과 목적에 대해 고민하면서 오늘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저의 여정을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토록 원하는 직업에 대한 '자유로움'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냐 보다는, 그 일을 하게 되기까지 능동적인 탐구와 의지적인 선택의 과정이 있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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