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인살롱 오프라인 모임 후기
지난 4월,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티드 인살롱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관리회계 담당자가 HRer 분들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특강을 진행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아서, 조직문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제 나름의 생각을 필진 20여 분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벌써 두 달이 지나버렸지만 모임 후기 겸 강의 내용을 핵심만 간략히 옮겨봅니다.
'보통의 직장인이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과거의 저는 조직문화를 '누군가 만들어주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어요. 환경이라는 단어는 그 의미 자체가 '나'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문화에 대해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나를 제외한 주변을 보게 되지요. 예를 들면 상사의 리더십, 팀 분위기, 워라밸, 더 나아가서는 회사의 제도, 복지나 보상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환경의 변화를 위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바꾸자, 더 좋은 문화를 만들자는 이야기에 이렇다 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조직문화를 의존적, 수동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좋은 문화를 가진 기업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접하면서 제가 알게 된 건, 문화적인 지향점이 분명한 회사들이 추구하는 일하는 방식, 복지나 보상 같은 것들은 단순히 직원 만족이나 채용 브랜딩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일과 사람에 대한 저마다의 철학을 토대로, 회사의 사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서 그것들을 선택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습니다.
저는 개인 역시, 조직문화를 '일과 직장에 대한 철학과 태도'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철학과 태도는 환경과 다르게 '나'에게도 적용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회사뿐만 아니라, 나는 일과 조직에 대해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 나아가 내가 바라는 문화적인 지향점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금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지향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보다 주체적으로, 성장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지난 4월 1일에 우아한형제들에서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아주 배민스러운 제목으로, 자신들의 일 문화에 대한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최고 브랜드 책임자 장인성 님이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요.
강연에서 '일의 세계관'이라는 재밌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일의 세계관 문제일 수 있다. 일에 대한 같은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 일할 때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문화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뚜렷한 일의 세계관, 문화적인 지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문화적인 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그 문화를 그저 생각으로 바라고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이 어떤 모습인지와 관계없이, 본인이 지향하는 문화를 정의해보고 그 문화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행동하고 노력할 때 뚜렷한 지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직장과 동료들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갖고, 또 그 안에서의 성장감을 이어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구성원들의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마땅하지만 당신의 행동에 더더욱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의 행동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은 바로 그런 사람인가?
- 벤 호로위츠, 책 <최강의 조직>
15분짜리 강의 내용을 모두 옮길 순 없어서 핵심 메시지만 적어보았습니다. 브런치에 남겼던 글과 중복되는 내용들도 많고요.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