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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운드밸런스 May 02. 2023

바이오 스타트업 주간일지 3주차

미국 출장편-휴스턴, 칼리지스테이션

휴스턴의 거리

LA와 덴버 시차는 1시간 덴버와 휴스턴 시차는 또 1시간. 이동을 할 때마다 1시간씩 빨라지고 있다. 시간이 빨라질수록 이동을 계속할수록 내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다. 다행히 주말인 관계로 휴스턴에서 하루 묵고 이동하기로 했다. 휴스턴에 오니 총기를 소지한 경찰들이 많아 무서우면서도, 도시가 주는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높게 솟은 건물들이 하늘을 가려 답답하면서도 서울에서의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텍사스에 왔으니 스테이크를 먹어본다. 시즈닝 스테이크 이 집의 자랑이라고 한다. 역시 고기를 먹으니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 든다. 출장 중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풍경을 보며 힐링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힐링은 각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시도해 보고 자동차 걱정 없이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칼리지 스테이션 Campfire

휴스턴에서 차를 타고 1시간 반을 이동하면 바이오텍들이 몰려 있는 칼리지 스테이션이라는 곳이 나온다. 내가 일했던 인천 송도가 생각났다. 많은 공장들이 있고 열심히 확장을 해나가는 모습들이 보였다. 송도에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허허벌판이었다. 동기들이 ‘좀비가 나올 것 같아’라고 얘기했던 스산한 느낌이 드는 그런 도시였다. 하지만 퇴사할 즈음, 송도는 천지개벽해 있었다. 수많은 대형 제약사들이 송도에 제조공장을 건립하였다. 그러니 교통, 교육, 문화 인프라는 빠르게 갖춰지기 시작했다. 버스들이 많아지고 대형 쇼핑몰들과 영화관까지 송도는 아시아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거대한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무서운 경험이었다. 회사를 다니는 순간에는 몰랐지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의 도시가 새롭게 탈바꿈되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란 그렇게 어느 순간에 놀랍게 찾아온다.


변화가 찾아오면, 내 생각도 놀랍게 반전된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이 업체와는 함께 하겠구나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생각을 확신하기 위해 이곳 미국에 실사를 온 것인데, 오늘 칼리지 스테이션을 오니 내 생각이 반전됐다. 업체는 나에게 계약은 결혼과 같은 것 아니겠냐고 한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 복잡한 텍사스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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