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엘링 항공- 스페인 국내 노선 타기
바르셀로나에서 세비야로 넘어가는 여행 4일 차.
큰아이의 컨디션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장염증상을 보였다. 만약 큰애가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거라면 그게 뭐든 잘 먹고 잘 쉬고 5일에서 10일은 앓아야 회복이 되기에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기로 하고 남편과 번갈아 가며 호텔에 남아 아이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은 체크아웃을 하고 비행기를 타고 세비야로 넘어가야 하는 날이라 어쩔 수 없이 비실거리는 아이를 일으켜 짐을 부려 새벽 공항으로 향했다. 부엘링 항공은 워낙 지연이 잘되고 엄격한 수화물 규정으로 유명하였는데 제발 우리 노선은 지연이 안되길 바라며 공항을 향했다.
부엘링 항공의 여러 가지 악명을 듣고 경우의 수에 다 대처하기 위해 일지감치 공항에 도착해서 셀프체크인을 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간단히 끝났다. 옵티마 좌석 (가장 싼 좌석)을 선택하여 수화물 무게 초과가 약간 되었는데 추가 차지를 붙이지 않았다. 아마도 1kg 이하라서 이 정도는 봐준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비실비실 거리는 아이도 쉬게 할 겸 생각보다 쉬운 체크인에 시간도 남아서 맥도널드에 들어갔다. 아침식사를 해결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여행지에서 못 먹고 설사를 하며 앓아누워버린 아들이 너무 걱정돼서 피가 마를 지경이었다. 챙겨간 비상약을 먹이긴 했지만 애가 탈수로 처지면 어쩌나 저럴 땐 링거 맞추고 전복죽이라도 끓여 먹여야 하는데 차디찬 빵쪼가리를 먹이다니 어미가 미안하다. 하고 속으로 외쳤다.
다행스럽게도 엄마의 안절부절과 다르게 큰아들은 맥도널드 맥모닝 세트를 먹고 기운을 차렸다. 큰아들은 중2 때부터 그 유명한 중2병을 앓았고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다 일반고등학교로 입학하게 되면서 생에 첫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에는 엄마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었다.
나는 남편이 속을 썩였을 때도 한번도 무너진 적이 없는데 큰 아들이 과학고 입시에 실패하고 일반고를 가며 자신의 실패가 엄마의 사교육 지원이 덜했기 때문이라는 화살을 쐈을때 무너졌다.
이 여행을 추진한건 사실 큰아들에게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네가 알고 네가 보는 게 전부는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아들은 여행의 초반부터 장염증상을 보이며 컨디션이 떨어져 대부분의 스케줄을 취소하고 호텔에서 잠만 자야 했다.
그런 아들이 공항 맥도널드의 키오스크를 차지하고 주문을 도맞아 하면서부터 눈을 반짝이더니 차디찬 빵쪼가리에 짠 햄 따위를 먹고 기운을 차릴 줄이야. 나는 정말 모르겠다. 나는 사춘기 남자아이는 정말 모르겠다.
아무튼 공항 맥도날드에서 구원받고 스페인 국내선 노선에 탑승했다. 15분 정도 지연 출발해서 바로셀로나에서 세비야까지 비행기로 1시간 반정도 소요되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이동시간등을 고려해서 반나절 안에스페인에서 다른도시로 접근한다면 부엘링 항공 노선을 추천한다. 나중에 알게 된건데 마드리드까지는 버스나 기차 노선도 많이 있다는데 세비야까지는 항공 혹은 고속버스나 랜트 정도 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베리코햄이 들어간 맥모닝 세트. 스페인 맥도널드는 메뉴 선택지가 굉장히 넓었다.
크루아상과 커피도 나쁘지 않았다. 갓 구운 크루아상은 바삭하고 고소했고 커피도 풍미 있었다.
맥도널드에서도 역시 주스를 주문하면 오렌지를 바로 착즙 해서 준다. 굉장히 신선하고 달콤하다. 맥도널드에서 마카롱과 다양한 디저트메뉴도 고를 수 있다.
맥모닝 세트의 구성이 굉장히 다양했다. 우리는 이베리코햄이 곡물빵 토스트, 크루아상과 커피로 구성된 세트를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