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대의 플라잉 요가

내가 원숭이 인지 , 원숭이가 나 인지? 장자도 울고 갈 몽키자세

by 언젠가

플라잉 요가가 몸에 좋다는 지인에게 영업을 당해서 (줌바를 영업한 그분) 시작했었다.

지금은 운동 방황 중에 하나로 정착을 한다면 플라잉 요가다 할 만큼 플라잉 요가를 좋아한다.

물론 처음 하러 간 날에는 해먹을 쥐는 것도 올라가는 것도 무서워서 벌벌 떨었었다.

처음부터 비싼 수업료를 내고 1:1 수업을 했었다면 모든 동작을 차근히 배울 수 있었겠지만

그룹 수업에서 내 동작만을 봐달라고 할 수 도 없다.

초보자 반이 아니고 진도가 섞인 반이라 동작을 받아들이는 레벨이 다 다른 상황에서 초심자가 동작이 늦으면 이미 해먹 높이 올라가 그 동작이 이미 구현되는 다른 베타랑들이 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첫 수업을 듣고 안 되겠다, 이건 내가 할 것이 아니야 하고 포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와 같이 플라잉 요가 수업을 등록했던 지인이 첫 수업에 해먹에서 떨어져 발가락 골절을 당한 후 그녀는 부상의 이유로 취소와 환불이 진행되었지만 나의 경우는 몸이 무겁고 느리고 무서워서 해먹 위로 올라지 못하고 벌벌 떨며 해먹을 오른쪽으로 감으라고 할 때 왼쪽으로 감는 방향감각도 없는 한마디로 비루하고 운동 능력도 떨어지고 방향감각도 떨어지는 몸뚱이라는 이유는 '개인 사유'에 들어가며 개인사유로는 수업 취소와 환불이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


내가 이런 저러한 구구절절한 변명을 데며 저 같은 누추한 몸뚱이가 귀한 플라잉 요가 같은 운동은 못하겠으니 환불해 주세요 를 요구할 때 너희들 같이 배우겠다고 와서 이미 한 명은 환불해 갔잖니? 우리 요가원은 땅 파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너희 둘이 묶어서 지인할인이다 이벤트 할인이다 뭐다 해서 할인 잔뜩 받은 금액으로 둘이 같이 등록시켜 준 거야, 제발 한 명이라도 남아서 배워줘, 너의 누추한 몸뚱이도 귀한 몸뚱이로 만들어 줄 테니 제발 배워봐 봐 환불 못해줘라고 우겼던 그 요가원.. 결론을 말하자면 만세. 만세. 만만세!

비록 그곳은 다른 동네로 확장 이전하게 되며 나를 플라잉 세계에 입문만 시켜놓고 떠났지만 그래도 그 센터에서 환불 못 받은 덕에 나는 플라잉의 세계에 들어왔다.

플라잉 요가는 해먹이라는 얇고 부드럽고 긴 천을 천장에 달아 놓고 그걸 타고 올라가서 그 위에서 기기괴괴한 고무고무 몸 자세를 만들며 요가를 하는 것인데 매트요가와 같은 자세도 있고 플라잉 요가에만 적용되는 자세도 있다. 일단 해먹에 대한 공포를 이기고 해먹에 서서 매트에서 하던 나무 자세를 선생님의 지시대로 해봤는데, 같은 자세인데 해먹에 올라가서 하는 게 훨씬 편안하게 잘 되었다. 해먹에 올라간다는 그 공포를 한번 극복하면 사실 해먹에 거꾸로 매달려서 매트에선 절대 못하던 물구나무서기 자세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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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완성했던 건 몽키자세. 원숭이 자세인데 해먹에 천골을 대고 손으로 꽉 잡은 후 뒤로 내려와 무릎을 벌리고 매달리는 자세이다. 이 자세를 취하면 척추가 시원하게 펴지고 혈액이 순환되는 게 느껴진다. 정말 개운하고 기분 좋은 자세이다. 모양은 말 그대로 원숭이 거꾸로 매달리는 모양이다. 몽카자세를 신호로 많은 동작들을 완성했고 저렇게 달위에 앉은 모양같은 달 자세를 했을때 선생님이 기념으로 사진도 찍어주셨다.


해먹에 한번 감기면 절대로 안 떨어져요. 두려움에 몸이 굳으면 오히려 위험해요.

두려움에 몸이 굳어버리고 그것에 압도되면 위험한 게 요가뿐일까?

생을 살아가는 것이 그렇지.

두려움을 극복하고 날아올라 보면 땅에 내려오기 싫다. 처음이 어렵지 일단 한번 극복하고 나면 그 뒤로는 모든 것이 쉬워진다. 어쩌다 보니 요가에서 삶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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