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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착한 사람

노동가(勞動歌)

by 문송한 글쓴이

"착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언행이 곱고 마음씨가 상냥하다는 네이버 백과사전의 정의를 우리는 어렴풋이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회사에는 참 언행이 곱고 마음씨가 상냥한 사람이 많다. 밥 먹을 때는 농담도 다들 잘하고, 늘 웃는 얼굴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구성원을 뽑는 인성면접을 통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지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회사에는 상대적으로 "언행이 곱고 마음씨가 상냥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회사, 대부분의 부서에는 빌런이 존재한다. "빌런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고, 주변에 빌런이 없으면 본인이 빌런이라는 말도 있다. 회사에 착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런 빌런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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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단순히 잘 웃고 상냥한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다. 회사는 서비스, 제품을 통해서 이익을 발생시키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목적을 가진 집단이다. 그 과정에서 1인분을 못하는 사람은 회사에서 착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아무리 잘 웃고 상냥하더라도 의욕이 없거나 능력이 없어서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수행해 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전가시킨다면 그 사람은 적어도 회사에서는 착한 사람이 될 수 없다. 본인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전가시킬 의도가 없더라도 자기의 일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한다고 본인이 속한 팀, 조직에 부여되는 과업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일을 못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타인에게 일을 전가하는 것이 된다.

본인의 일을 잘 수행해 내지 못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업무 진행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악(惡)이다. 적어도 회사에서는 그렇다. 마음이 아무리 상냥하더라도 결론적으로 다른 사람의 퇴근 시간을 빼앗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빌런 총량의 법칙"과 같은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업무적인 능력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모든 팀, 집단에서는 업무 처리 능력의 순서로 사람들의 순위가 정해진다. 이런 상대평가 체계에서는 하위 10%가 무조건 존재하게 된다. 이 하위 10%가 다른 집단에서는 상위권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본인들이 속한 집단에서는 본인들의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하고 남에게 일을 전가하는 사람이 된다. 결국 성격이 좋든 나쁘든, 말을 잘하든 못하든 회사에서의 선(善)이란 업무능력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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