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라는 질문에 목숨걸 때가 있었다.
‘나는 왜?’, '저 사람은 왜?’, '그 일을 왜?'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그 관계를, 그 일을 시작하기가 망설여졌다.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질문은 대부분
관계가 시작된 한참 후에,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작할 때 답을 내리고 출발하면 좋겠지만,
삶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단계적이지 않고 동시다발적이다.
질문과 동시에 답이 내려지고,
이미 답이 내려진 상태에서
질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왜 태어났니?라는 거대한 질문은
인생이라는 기차에 올라타서
한참 가속을 낼 나이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이제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게 맞다.
나만의 ‘어떻게’를 발굴하고 찾아
그것들을 완성해 갈 때다.
기차가 멈출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