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큼 질감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음식이 있을까?
아침에 베이글을 질겅질겅 뜯으면서 한 생각이다. 베이글은 껌처럼 질겅인다. 발효 시키지 않고 데쳐서라고 하는데, 마치 고기를 씹는 기분이다. 간단한 빵으로 고기 느낌이 있는 아침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고기처럼 기름지지도 향이 부담스럽지도 않다. 뉴요커들의 아침으로 사랑 받을만하다.
반면 바게뜨는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보드랍다. 겉과 안의 반전 식감이 매력이다.
크로와상도 비슷하지만 푹신하고 섬세한 결이 층을 이뤄 더욱 섬세한 질감을 표현한다.
바게뜨는 크코 무겁지만 크로와상은 작고 가볍다. 맛도 비슷해서
바게뜨를 배가 찬 상태에서 먹는 건 부담이지만, 크로와상은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단팥이나 크림빵은 안에 내용물이 있는 빵들이다. 이런류는 내용물에 따라 질감이 달라진다. 내용물에 따라 전혀 새로운 빵이 되기도 한다. 다만 빵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좋은 선택은 아니다.
스콘류들은 푸석푸석하다. 손으로 누루면 금방 산산조각나는 무른 돌멩이같다. 조각 조각 흩어지다 입천장과 혀아래로 숨어든다. 입속이 난장판이 된다. 거친 모양답게 얌전하지 못한 놈이다.
쉬폰은 카스테라와 비슷한 질감이지만 더 부드럽고 연약하다. 먹자마자 입안으로 스르르 스며든다. 카스테라류는 쉬폰에 비하면 제법 거친 녀석이다. 더 건조하고 입자가 굵고 건조한 기분이다.
치즈케익같은류도 쉬폰이나 카스테라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부드럽지만 스며들기보다는 녹아내린다 표현이 맞을듯하다. 유지방이 많아서일 것이다. 느끼해서 한조각 이상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어떤 '맛'을 알려면 그 맛의 경험치가 평균은 넘어가야한다.
진짜 '인생의 맛'도 중년이 가까울수록 알게 되는 걸까?
십대 이십대에는 거의 먹지 않던 빵 맛을 삼심대 후반에 짧지만 강렬했던 파리여행을 통해서 알게됐다.
파리의 어느 골목을 거닐다가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인생의 빵을 처음 만났다. 바로 크로와상이다.
1초도 못돼서 바삭한과 부드러움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순간. 내 빵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그 골목을 거닐며 한입 베어 물었던 혀끝의 감각과 향이 아직도 생생하다.
팔월에서 구월로 넘어가는 딱 이맘 때였다. 볕은 여전히 따가웠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지금도 물론 빵을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밥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그 때를 계기로 깨졌다.
밥이 없을 땐 빵으로도 충분하다. 김치가 없다면 샐러드가 있다.
내가 그 ‘맛'을 몰라서 찾지 않는 것 뿐이지
세상에 먹어 볼만한 ‘맛’들은 아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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