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백팩의 남녀

by 우현수

세상 모든 길은

연인들의 무대다.


오늘의 주연은

나란히 빨간 백팩을 맨 남녀.


인도 한가운데

정지화면처럼 서 있다.


미동도 없었지만

주변 공기는 서늘하고

가끔 불꽃이 튀기도 했다.

백팩보다 더 붉고 부푼

얼굴로 서로를 응시한다.


흡인력 있는 둘의 연기에

넓디 넓은 인도가 꽉 찼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머리 위로 반달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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