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은 의외성에서, 완성은 디테일로’
3년전엔가 SNS에 올라온 사진 한컷을 보고 블루보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파랑색의 아이콘이 선명하게 박힌 머그잔을 들고 있는 사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즈음 미국, 일본 여행객등의 인증샷들이 꽤나 많이 올라왔었다.
살펴보니 확실히 일반적인 커피 브랜드들의 디자인문법과는 달라 보였다. 그렇다고 특별할 정도의 매장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 정도의 분위기는 연남동이나 성수동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커피 맛이 엄청난 걸까? 아니면 접객의 경험이 너무 신선한 걸까? 블루보틀이 대체 어떤 특별한 경험을 주길래 그렇게 앞다투어 자발적으로 인증샷을 올리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수식어를 가질만큼 짧은 시간에 대단한 브랜드가 된걸까? 궁금증은 점점 커졌고 언제가는 나도 꼭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커피 매니아 정도는 아니지만 하루 한잔은 필수로 즐기는 커피 애정자니까.
다음해 3일간의 짧은 도쿄여행의 일정에 블루보틀을 넣었다. 유명 관광지와 거의 동급의 대우였다. 이런 내 마음의 작용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사진 한장 보고 이렇게 큰 마음이 생겨나고 행동까지 할 수 있었던 걸까?
그 이유를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할 자신은 없다. 다만 동기의 절반 이상이 저 호리병 모양의 파란 아이콘에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커피랑은 별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저 특이한 모양, 커피의 식감과는 어울리지 않는 색감의 의외성.
나는 그 아이콘을 보자마자 이 질문응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보면 블루보틀의 상징이 주는 궁금증은 애플과 비슷한 점이 많다.
처음 애플 컴퓨터를 봤을 때 나는 특이한 본체의 모양도 신기했지만 전자제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름과 상징의 표현이 정말 궁금했었다.
역시 강력한 브랜드들은 상징의 요소도 색다르다. 커피계의 애플이란 비유는 브랜드의 혁신성의 유사성도 있지만 , 블루보틀이 선택한 상징 소재와 표현방법에 있어서도 딱 들어 맞는 듯하다.
내가 방문했던 매장은 도쿄미술관 옆에 있는 곳이었다. 파란색 아이콘이 쓰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청명한 파랑을 더 강조하려고 하는 의도인지 배경은 오히려 재생지나 목재 의 브라운 계열 색이나 노출 콘크리트의 회색 계열이 쓰이고 있었다. 질감과 색감의 대비를 통해 아이콘의 선명한 파란색이 느낌을 극대화됐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전체의 분위기나 디자인이 사실 기대만큼 대단한 건 아니었다. 드립한 커피맛은 너무 무난해서 놀랄 정도였고, 꾸미지 않는 인테리어는 뭔가 하다만듯한 인상까지 줬다. 하지만 신기한 건 그런 실망과는 별개로 평소엔 사지도 않을 머그컵이며 드립용 도구들을 만지작 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정작 커피 맛을 음미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상품 매대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머그컵은 살 수 밖에 없었는데, 형태도 아름다웠지만 완전한 백색이 아니라 은은한 유백색의 색감이 굉장히 마음에 다가왔다. 잔의 바닥을 보니 Made in japan이 선명했다. 정성스럽게 드립한 커피를 내어 놓는 블루보틀처럼 꼼꼼하기로 유명한 일본 장인의 손으로 빚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브랜드가 더 달라 보였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블루보틀 성수점이 생기면서 사람들에게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세시간 대기는 기본이라고 하니 당분간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앞으로 경복궁과 삼청동에도 생긴다고 하니 인기가 조금 식어갈 시점에가볼 생각이다. 재작년에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갔다면 이번에는 커피 애정자로 동네마실 가듯 가보고 싶다. 아마 이번엔 그 때 놓쳤던 매력들이 하나 하나 눈에 들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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