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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Sep 06. 2019

계란을 넣는 사람, 넣지 않는 사람

‘내가 본성대로 살고 있구나를
깨닫는 순간이 있었어요. ...(중략)
우리가 다른거지 틀리진 않잖아요?

라면에 계란을 넣는 사람도 있고,
안 넣는 사람도 있어요.
계란을 넣더라도
풀어서 넣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풀지 않고 그냥 넣는 사람도 있구요.

다 다른 거예요. 틀린 게 아니라.’

동네 쉼터에 둘러 앉은
어르신들의 대화를 출근길에 들었습니다.
이분들 가만보면 명언 제조기예요.
가끔 동네 지나다가 길에 툭툭 던지시는
말들이 좋아서 메모를 해 놓을 때가 있는데요.
오늘도 평소 출근길을 벗어나서 운 좋게도
뜻밖의 생각을 하나를 채집할 수 있었습니다.

가만보면 사람들 비슷해 비슷해 보여도
참 다른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했던
계기가 있었어요.

대학 때였을 거예요.
오랜만에 외삼촌 가족들과 둘러 앉아
포도를 먹었습니다.

가만보니 큰외삼촌께서 포도 먹는 속도가
너무 빠른신 겁니다. 유심히 관찰해보니
포도송이 하나를 입에 다 넣으셨다가
잠깐 씹은 후 바로 삼키셨어요.

제 경우엔 엄지와 검지로 껍질을 밀어내
알맹이를 입안으로 넣은 뒤
혀와 이빨의 정교한 작업을 통해
씨만 밖으로 밀어냅니다.
그 다음 포도의 과즙을
음미하면서 끝까지 꼭꼭 씹어 먹어요.

그러니 큰외삼촌께서 드시는 속도가
저의 3배는 되셨던거죠.

신기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둘째 외삼촌께서도 자기만의 방식이 있었어요.
껍질만 까고 씹지도 않고 알약을 드시듯이
그냥 삼키신다고 하시더라구요.

더 놀랐던 건 어머니였습니다.
껍질을 까고 씨가 가루가 될때까지 씹으시다가
발라내신다는 거였어요.
20년 이상을 함께 살았는데 몰랐던거죠.
하긴 입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니
말 안하면 모를 일이긴 합니다.

라면이나 포도 하나 먹는 방식은
아주 일부분일겁니다.
모든 상황에서 사람들이 대처하는
방식은 얼마나 다양하겠어요.
한 가족 친척들도 이러한데
다른 사람들이라면 더 그렇겠죠.

그게 이상하다는 건 아닙니다.

명심해야겠어요.
우린 서로 ‘다른사람’인거지
‘틀린사람’은 아니라는 거.



#씽킹브릭

#채집한생각 #다름과틀림

#존중과배려 #라면계란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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