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수영하다가
가뿐 숨을 몰아 쉬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건 속도 운동이 아니라 저항 운동이라고.
내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전진한다기 보다는
물살의 저항을 온 몸으로 이기면서 나아가는 거라고.
심장이 터질듯하고 뛰고 근육이 뜯길 것 같은 고통이
내 근력의 추진력 때문이 아니라,
실은 물의 저항력 때문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수영을 힘들이지 않고 잘하려면,
물살을 가르고 이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물을 컨트롤 하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속도를 낼 방법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저항력을 어떻게 잘 역이용할 것인가를
연구해 가는 게 필요하다고.
그러고 보면 우리 인생은
크고 작은 물살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운이 좋아 조류의 방향이
내가 가야할 방향으로 흘러 갈 때도 있고,
때론 거친 파도가 막아서서
한 뼘도 나아가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 상황은
코로나라는 역대급 해일로
한 참을 뒤로 물러난 상황으로 보이네요.
코로나라는 거대한 파도에
밀려 수 백미터를 뒤로 밀려 나보니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정말 인생을 헤쳐나간다는 말은
오만한 발상이었습니다.
인생이라는 파도는 이겨내는 게
아니라 그저 잘 넘어가는 것입니다.
거침 없이 잘 나갈 때, 하는 일마다 잘 될 때의
모든 것들이 실은 내가 잘해서가
내가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환경이 잘 받쳐줘서
주변 사람들이 잘 도와줘서
또는 운이 좋아서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아침 갑자기 지난 여름에 했던 수영이
갑자기 떠오는 이유입니다.
#씽킹브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