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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Mar 30. 2020

마흔에 관하여를 읽고

씽킹브릭

너무 과하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딱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게 좋습니다.
좌우 양쪽을 다 살필 수 있기 때문이죠.
나이로 치면 마흔이라는 나이가
딱 그 지점이 아닐까 싶어요.

열심히는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몰라
계속 의심하고 안절부절하던
이삼십대를 지난 나이.
지혜와 경험은 충만해서 뭐든 할 것 같지만,
체력이 받쳐 주질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십대를 목전에 둔 나이.

어느덧 저도 중년이라 불리는
그 지점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사회적으로도 가정에서도
참 어중간한 나이지만,
그 어중간하고 애매한 맛 때문에
오히려 인생의 진정한 맛을 제대로
채워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합니다.

너무 조급하지도 미숙하지도 않을 나이.
아직 미완성이지만 ,
완성이 어떤 건지는 충분히 알 나이.
그래서 그 완성을 위해 에너지를
충분히 쏟을 준비가 된 나이인거죠.

마흔에 관하여 (정여울, 한겨례출판, 2018)를
읽었습니다.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책장에
나란히 꽂혀있던 제목 중에 마흔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는데요.
막상 마흔을 목전에 둘 땐 별 느낌이 없었는데,
마흔을 넘어 사십대의 중반으로 들어서 보니
오히려 궁금해지더군요.
내 사십대는 잘 지나오고 있는지.
이렇게 사는 게 맞는건지.
다른 이들의 사십대는 어떤지에 대한 것들이요.

그 답을 정여울 작가에게 들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인생의 이력을 줄줄 나열한 내용들 보다는
작가의 내면을 끊임없이 찾고 살피고 완성해 가는 모습이 참 좋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결국 인생은 나를 찾는 여행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를 제대로 알고 그대로 인정하는 용기가 있어야 진정 행복하다는 평소 제 생각과도 일치하는 점이 많아 공감이 갔어요.

살아 온 반평생을 정리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계획을 말하는 정여울 작가의 글을 읽으며 삶의 같은 구간을 지나는 친구의 위로와 응원을 듣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힘이 났습니다. 유용하고 빛나는 인생의 조언들은 덤입니다.

마흔을 지나는 친구들과
마흔을 맞이할 삼십대
그리고 내 마흔은 어땠는지를
떠올리면 읽을 오십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씽킹브릭
#마흔에관하여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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