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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Jun 14. 2020

연결과 관계 그리고 SNS의 의미

불행한 감정의 대부분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근데 그 게 가장 쉽게 작동하는 곳이 바로 페북이나 인스타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보통 이 곳에서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내가 배우고 싶거나, 듣고 싶거나, 알고 싶은 사람들이기 마련인데, 당연히 나보다 잘 나고,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부지런히 자기의 생각을 올리고,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좋은 일을 알리는 내용으로 넘쳐나는 피드를 보면서
‘ 나는 일년 안에 한번할까 말까하는 것들인데,,,’
‘ 내가 과연 저런 일을 이뤄낼 수 있을까? ‘
‘ 평생 가져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상대적인 박탈감과 절망감이 들때도 꽤 많습니다.
안 봐도 될 글들을 보고 좋았던 기분이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때문인지
어떤 경우엔 격한 응원이나 칭찬을 보내고 싶은 마음과 질투하는 마음이 심한 충돌을 하는데, 그 게 또 속상해서 자책을 할 때도 많습니다.

이런 감정 낭비를 저는 왜 계속 하고 있는 걸까요?
개인들이 각자 가공한 뉴스를
이 가상의 공간에서 보고 듣는다는 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걸까요?

그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니
다음 네가지 정도의 유용함 때문있는 것 같습니다.

1. 기회의 연결을 위한 장소로
2. 감정의 해소를 위한 창구로
3. 소식을 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4. 생각을 나누기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위 네가지의 쓰임새와 활용 비중에 따라 각자 피드의 성격이 규정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대부분 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고 감정을 해소하는 공간으로 쓰고 있는데요. SNS라는 강력한 연결성이 없다면 나눌 수도 듣고 봐줄 수도 없는 경험일 겁니다. 위 모든 유용한들도 불가능했겠죠.

결국 제가 이렇게 쓸데없는 글이라도 이 곳에 십년 동안이나 싸지르고, 별 도움도 안될 것 같은 피드를 하루에도 몇 번씩 챙겨보는 건, 결국 SNS의 본질인 사람들과의 연결을 위한 거겠죠. 십년이나 하고나서 참 빨리도 깨달았습니다.

그럼 이 연결로 저는 앞으로 뭘해야할까요?
그냥 감정의 해소 공간 정도를 넘어 더 의미 있는 공간이면 좋을 것 같긴합니다. 연결에만 만족하지 말고 이 연결을 통해 뭔가를 이뤄내면 좋겠죠. 아직까진 그런 성과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목적이 생기면 자발적으로 즐겁게 순수하게 해왔던 활동들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됩니다.

모든 연결이 꼭 의미가 있을 필요는 없겠죠.
모든 관계에 꼭 의미가 있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이죠. 연결되다보면 의미가 생기고, 관계를 가지다 보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때도 많으니까요.

이 활동이 저에게 앞으로 어떤 의미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나에게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이 연결을 놓치거나 끊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어쨌든 이 공간이 제게 주는 가장 큰 유용함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됐다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만족감때문이니까요. 느슨한 연결이지만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제게 그런 역할을 하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와 연결돼 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씽킹브릭
#연결 #관계 #SNS의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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