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이 났던 이유
알약 하나만 먹고도 하루를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 참 많이 했었습니다. 잘 놀고 있는데 맥이 끊기는 게 싫기도 했구요. 몰입하고 있던 나의 고귀한 과제가 식욕이라는 본능 때문에 끊기는 것도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그때는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절대 아니죠. 먹는 즐거움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요. 좋은 사람들과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이 함께 맛있는 걸 먹는 거란 걸 잘 알고있습니다. 먹는 걸 빼면 아마도 사는 즐거움이 절반은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여전히 맛있는 걸 찾아다닐 정도로 즐기는 미식가는 못되긴하지만요.
어제 오후에는 가족들과 차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무기력감과 우울함이 밀려왔습니다. 차가 좀 밀려서 그럴수도 있지만 단지 그것때문일리 없었어요. 생각해보니 늦잠과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점심 끼니를 건너 뛰고 말았습니다. 이유가 거기 있겠다 싶었어요.
며칠 전 어린딸이 평소와는 다르게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계속해서 참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배가 무척 고팠던 상태였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야 진정되는 걸 보고 아이들은 참 본능적이구나 생각했었죠. 그런데 어제 제가 딸아이와 같은 상태가 되어보니 그게 참 자연스러운 거구나하고 이해가 되더군요.
오랜만에 다시 느껴보네요.
기분이 몸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몸이 기분을 지배한다는 걸요.
좋은 기분을 위해
충분히 잘 먹고 잘 자는 걸 의식적으로
점검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기분은 자기만 아는거니까요.
#씽킹브릭
#몸상태와기분의상관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