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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Aug 02. 2020

읽은 책들의 제목을 모아보니

그동안 내가 고민했던 것들이 보였다.

이사를 위해 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들만 모아봐도 읽을 당시 제가 고민했던 문제들이 보이네요. 내용은 별로 기억이 없지만 그때 어디서 왜 샀는지는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학교 다닐 땐 교과서 빼고는 거의 읽지 않았던 제가 사회생활하면서 꾸준히 책을 읽게 됐습니다.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한 읽기가 아니라, 너무 모르고 부족한 게 많다는 자각에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디자이너들과의 차별화와 경쟁력을 위한 생존독서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제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던 키워드별로
정리한 책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경영, 마케팅, 브랜딩, 컨셉, 통찰

디자인은 경영과 마케팅 전략의 하나입니다. 당연히 경영과 마케팅의 기본적인 이론 정도는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한 공부하기 보다는 잘 이해할 수준의 지식을 익히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함께 일해야하는 마케터와 기획자들과의 원할한 소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화성에서 온 마케터, 금성에서 온 디자이너가 되긴 싫었는데요. 화성의 언어를 가장 빠르고 쉽고 저렴한 방법이 책을 읽는 거였습니다. 덕분에 경영이나 마케팅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심리, 생각, 질문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심리학과 철학 등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밝히는 지식에 관심이 갔습니다.
심리학 관련책을 읽다보면 저 사람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 뿐만아니라, 나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디자인, 디자이너

디자인을 책으로 배우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디자인이 좋고 디자이너로서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디자이너 선배들의 생각을 읽기에는 책만한 게 없을겁니다. 디자이너로서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 책들이었습니다.





창비에서 나온 '바람의사생활(이병률)'이라는 제목에 끌려 시집을 처음 샀습니다. 바람에도 사생활이 있다니요. 너무 궁금하게 하는 제목이었습니다. 그 뒤로 단어 하나 하나를 음미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는 시의 묘미를 알게됐습니다. 서점 갈 때마다 한권씩 사서 수집했습니다. 시라는 장르는 글쓰기의 장르 중에서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절정이자 정수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건 제가 하고 있는 브랜드 디자인과도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타 디자인 분야보다 더 상징적이고 은유적이며 함축적인 면이 많으니까요. 그저 쉽게 읽히지 않은 언어들이지만 시인의 생각의 깊이와 여백을 일고 있다보면 심란하던 마음이 장화되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십여년간 읽었던 주요 관심 분야의 책들을
살펴봤습니다. 다독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이렇게 공개하는 건 스스로 뿌듯한 감정도 있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가 의미 있는 건 읽는 사람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이여만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또한 고를 때도 읽을 때도 온전히 책과 자신만이 일대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줍니다. 이런 경험은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경험보다 훨씬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너 이 영화봤니?
너 이 음악 들어봤니?보다
너 이 책 읽어 봤니?했을 때
어 ! 그 책 정말 좋던데 하는 사람을 만나면
훨씬 더 반가운 이유 아닐까합니다.

제가 읽었던 책들을 공유함으로써
같이 읽으셨던 분들이나
앞으로 읽으실 분들이
공감해주신다면
더 기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발적으로 온전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독서라는 특별한 경험을 함께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씽킹브릭 #키워드로읽은책



< 키워드 분야별 Top3 >


경영, 마케팅, 브랜딩, 컨셉, 통찰
1. 쉽고 강한 브랜드 전략
2. 디퍼런트
3. 단순화의 법칙

심리, 생각, 질문
1. Flow
2. 인간과 상징
3. 야생의 사고

디자인, 디자이너
1. 넨도 디자인이야기
2. 디자인에 집중하라
3. 내일의 디자인


1. 바람의 사생활
2. 가재미
3. 겨울밤 0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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