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현수 Jan 08. 2023

핸드크림을 얼굴에 발라보신 적 있나요?

감성 소비와 이성 소비

핸드크림을 얼굴에 발라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어떤 실제하는 현상때문에 마음이 움직일때도 있지만 감정에 따라 움직일때가 실은 더 많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진짜 사실을 확인하고도 마음이 좀처럼 바뀌지 않을 때도 부지기수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핸드크림을 얼굴에 바른적이 있으신가요? 어느날 운전을 하고 가는데 히터 때문인지 얼굴이 너무 건조하고 당겨서 참을 수 없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운적석 바로 옆에 핸드크림이 있는 겁니다. 순간 너무 고민이 되는 거예요. 손에 바르라고 만든 ‘핸드’ 크림을 ‘얼굴’에 바르는 건 왠지 피부를 망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거친 손에 바르는 저렴한 크림을 내 소중한 얼굴에 발라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이나 망설여졌습니다. 더구나 치약같은 튜브 용기는 성분도 더 자극적이고 세 보이게 했어요. 일반 크림보다 강한 향은 얼굴에 바르는 걸 더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래도 얼굴이 너무 당기고 살갗이 튼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이러다간 얼굴이 상하겠다 싶어 그냥 바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랬더니 왠걸 피부가 망가질 것 같은 망상과는 전혀 다르게 얼굴이 뽀송뽀송 촉촉하니 좋더군요.


저의 감성은 핸드크림을 강하게 거부했지만, 결국 내 피부를 지키려는 이성이 그걸 이겨낸겁니다.


그 이후로는 얼굴이 건조해지는 비상 상황에는 간혹 아무렇지 않게 핸드크림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상상해봤습니다.


핸드크림조차 없고 발맛사지 크림만 있는 상황이면?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저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여러분은 어떤 결정을 내리시겠어요?


아,,,,저는 핸드크림까지 허용이됐지만 발마사지 크림까진 절대 어려울 것같습니다. 얼굴이 메마른 땅처럼 쫙쫙 갈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자꾸 발에 크림을 바르는 영상이 머리 속에 그려질테니까요.


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죠. 얼굴 따로 손이나 발 따로 우리 피부는 독립 객체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니죠. 우리 몸은 하나이고 피부도 다 연결된 몸의 일부입니다. 모두가 연결된 하나라면 각 부위별로 특별히 다른 성분이 쓰인다고 문제될 건 없습니다.


같은 피부에 쓰이는 크림이 입술에, 얼굴에, 손에, 발에 반드시 절대적으로 구분해 써야만 하는 건 아닐 겁니다. 화장품 회사에서야 꼭 그렇게 써야할 이유가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설마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일은 절대 아닐겁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는 핸드크림의 사건? 말고도 내가 얼마나 많은 판단을 내 직감과 감성을 가지고 하는지 새삼 알게됐습니다. 핸드크림 문제는 정말 일부분이고 실제 과학적으로는 별로 근거가 없는 판단을 일상에수 얼마나 많이 할까 싶었죠.


이런 인간 판단의 한계를 인식하는 건 우리가 브랜딩을 해나갈 때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도 하죠. 화장품 회사들이 페이스 크림, 핸드 크림, 발마사지 크림을 구분해서 만들었듯이 말이죠.


사람은 감정에 큰 영향을 받고 감정에 지배된 판단을 많이 내린다는 전제는 사실적 근거와 이유도 중요하지만 어떤 감성의 소구점을 만들어 경험하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감성을 통해 속이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감성의 동물인 우리 사람들에게 그에 맞는 정서적, 감성적 보상을 연구해 해보자는 의미이죠. 이 점은 브랜드나 상품을 개발할 때 꼭 염두해야할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브랜딩은 결국 사람들의 가슴(감성)을 파악하고 머리(인식)을 조정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제는 립크림 마저 얼굴에 바르는 무모한? 소비자가 되버린 저같은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말입니다.




브랜딩을 하는 일인 회사가 고객의 감성을 연구한 5년의 기록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고객들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