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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Apr 11. 2023

동감해야 감동한다

서로의 생각이 같아져야 마음도 움직입니다. 같은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비슷한 정도만 되려고 해도 서로에 대해 꽤나 많이 알아야하죠. 동감이 일어나려면 상대를 아는 것에서 출발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안다는 건 뭘까요?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의 머리 속에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생각을 알아낼 궁리하면서 거기에 시간을 써야하겠죠.


속 마음은 누구도 알 수 없으니 결국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뭔가 표현하는 걸 봐야겠죠. 그 사람이 한 말을 들어보는 것도 좋고 더 좋은 건 그 사람의 생각이 정돈되어 명확하게 씌여진 글이면 더 좋겠습니다. 온라인상에 올린 사진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감각과 취향을 엿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어떤 브랜딩 업무를 하더라도 그 일을 의뢰한 의뢰인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보는 편입니다. 프로젝트 자체의 정보보다도요. 적법하게 온라인상에 노출된 모든 정보들을 최대한 꼼꼼히 모으고 살피고 분석합니다. 어떤 사람을 빠른 시간에 가장 많이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거의 없던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땐 이틀 동안 회사 대표의 SNS 5년치 글을 다 읽어 본 적도 있습니다. 어느 회장님의 책 2권을 하루 이틀만에 정독해보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을 읽은 일이 곧 그 사람을 아는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영상 속 그분의 말을 들어보고, 글을 읽어보면서 각각의 개별 상황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갑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짐작해 봅니다. 그렇게 상대에 대한 알아가는 과정을 지나다보면 일부분이라도 그 사람의 생각과 삶에 동감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면 전혀 미동도 없던 내 마음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상대에 대해 일부라도 알게되고 적당한 공감이 이뤄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인터뷰 사이에 상대의 마음의 변화도 느껴집니다. 인터뷰 전에 인터뷰 상대에 대한 인터(Inter) 뷰(View)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동감의 시작은 상대를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해까지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제대로 정확히 아는 상황만 만들어져도 서로의 오해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야 서로의 생각이 같아질 기회를 얻게 됩니다. 생각이 같아지면 마음까지 움직일 힘이 생깁니다. 동감이 감동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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