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없는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불안감은 큽니다. 분명 뭔가 있는데 증명해내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난감하죠.어떤 생각들과 개념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정체가 없는 건 아니죠. 보이진 않아도 근본이 되는 개념이나 사상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실체에만 집중하면 정체에 대해 큰 중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실체가 있는 것들, 손에 잡히는 것들은 그것들을 발현시킨 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본질이라고 부르는 것들입니다.
싹이 돋고 가지가 생기고 열매를 맺어 실체가 보여지기까지는 뿌리에서 지속적이고 충분한 영양이 공급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실체없는 것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갔거나 빨리 실체를 드러내려고하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하루 아침에 싹이 돋아 나는 일은 흔하지만 그 싹이 실체라는 열매로 변하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만 없겠죠. 기본이 되는 정체성만 고집하며 정체되어 있으면 안됩니다. 정체성이 어떻게든 발현되어 실체성을 이룰 수 있게 실체와 정체가 끊임없이 교류해 나가야하겠습니다. 정체가 실체를 이루고 그 한그루의 나무가 점점 늘어나 숲을 이루는 상상을 해봅니다.